[2024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발표지원 선정작 7]
이십 년쯤 되지 싶은
빛바랜 물안경 하나
젊은 시절 아버지는 저 커다란 窓으로
미개봉 바다 이야기에 접속을 하곤 했다.
학교에 가지 못한 무학의 아버지는
친구 같은 어종들을
수경 너머로 만나고
꽃 비늘 환한 세상의 사회학을 청강했다.
바뀌는 물길에서 천체학을 배우고
열대어를 만날 때면
기후학을 논하다가
물 위를 걸으셨다는 종교학에도 입문했다.
돌아서면 수런대던
잠녀 아닌 해남의 길,
걸음이 흔들릴 땐 그 바다를 물질한다.
김 서린 수경 너머로 여일한 아버지의 바다.
이미지 출처 : '볼 빨간 당신' 최대철 부자, 제주 해녀도 깜짝 놀랄 해남 변신 (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