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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길 Oct 09. 2024

그라믄 쌀 맞심니더

그라믄 쌀 맞심니더

                                                     김진길

  언제 제철소에 같이 안 갔드나.

  거 용광로서 펄펄 끓는 쇳물 보고 누가 그라데. 무신 산업의 쌀이라꼬. 그기 재료가 돼 가 건물도 짓고, 배도 맹글어 파는 기라꼬. 나라가 이만치 사는 것도 다 그 덕분이라꼬. 그라믄 내도 궁금한 기 안 있심니꺼. 근자에 케이 문화인지 뭔지 난리 났다 안 캅니꺼. 그것도 무신 쌀로 만든 깁니꺼. 와 아니겠노. 우리가 언제 밥만 묵고 사는 민족이었드나. 배 쫄쫄 곯아도 흥興 한술, 한恨 한술 노랫가락에 태워 가 흘러온 기 아니드나. 그 재료가 다 우리 말이고 글인 거제. 그라서 나라 잃은 왜정 때도 꼭꼭 숨어 가 말모이 맹글려고 안했나. 그기 있어 가 케이고 뭐고 있는 것이고.

  그라믄 쌀 맞심니더, 말은 우리 얼 아닙니꺼.

ㅡ계간 《나래시조》(2023,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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