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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길 Oct 06. 2024

량이 할매

[2024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발표 지원 선정작 6]

  량이 할매



   바다를 향해 열린 할매집 앞마당에

   이동식 목욕차가 묵은때를 벗긴다

   방파제 넘은 파도는  

   볼기를 찰싹 치고.


   더께로 앉은 갯내 화석처럼 굳어 가는

   거죽도 속도 마른 

   불수의 할매 바다,

   이따금 웃음 한 꺼풀 대문을 넘어선다.


   밤마다 가위눌린 청상의 늪 그림자

   밀물 같은 그리움이 거품으로 일어날 때

   남편에 자식 앞세운 죄 

   먼바다로 풀어낸다. 



  이미지 출처 : '바퀴 달린' 이동식 목욕탕 서비스에 고령 노인들 '만족'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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