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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길 Oct 05. 2024

슬도(瑟島)에서

[2024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발표지원 선정작 5]

   슬도(瑟島)에서


                                                             김진길


   구멍이 숭숭 뚫린 바위섬 하나 있다 

   방어진을 향하여 거칠게 달려드는

   성이 난 바다의 혀를 다스리는 섬이다.


   바위에서 부서진 험하고 날 선 말이

   공명통 속에 들어 묵직하게 구를 때

   거문고 울음소리를 낸다 해서 슬도(瑟島)인 섬.


   바다로 나고 드는 길목에 우뚝 서서

   불멸의 전초처럼 자리를 지키다가

   잘 누빈 순한 물결을 내항으로 보내는 섬.


   익명 혹은 실명으로 항해하는 사이버 바다,

   양날의 검은 혀가 사납게 자란다면

   가까이 한 가락 태울 저 슬도를 둬야겠다.


     이미지 출처 : 울산 여행.방어진 슬도.대왕암 공원.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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