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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영식 Jun 11. 2023

포항 달전리 현무암 주상절리

7번 국도 지질 여행... 일본 형성과 우리 지질유산

포항에서 경주 쪽으로 7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유금IC로 나가 위덕대학교를 지나면 포항 달전리에 이른다. 달전저수지의 동편으로 천연기념물 415호인 달전리 현무암 주상절리를 만날 수 있다. 사진에서 보듯 경북동해안 국가지질공원의 지질명소인데, 이름에 걸맞지 않게 부실한 안내판과 관리상태가 찾는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포스코 계열사가 포스코 주변을 매립하기 위한 1997년 채석장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는데 2004년 그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딱 봐도 채석장을 하다만 모습이고 별도의 주차장은 없고 근처 다리 밑에 적당히 주차해야 한다. 자갈로 된 좁은 농로길을 300여 m 올라가야 비로소 닿을 수 있다.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 위치, 출처:네이버 지도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주상절리는 보통 화산암이 지표에서 빨리 냉각되면서 6 각형 내지 다각형의 단면을 가지면서 기둥상으로 만들어진 틈을 말한다. 우리가 보는 암석은 현무암 기둥이고 세로 방향으로 갈라진 모양이 절리인 것이다. 따라서 명칭은 주상절리가 아닌 주상절리현무암이 맞는 것이다.


주상절리란


현무암 용암이 지표면으로 노출되면 상부는 대기와 접하고 하부는 이전에 존재하던 지층과 접해 용암의 가운데 부분보다 상하부가 먼저 냉각되게 된다. 이때 냉각으로 수축되는 중심점들이 논바닥 갈라지는 모양처럼 표면에 분포되어 나타나게 되는데 이를 중심으로 냉각되면서 아래위로 수직방향의 절리가 형성된다. 냉각속도에 따라 기둥의 단면을 이루는 다각형이 달라지며, 느리게 냉각되면 육각형이, 빨리 냉각되면 면수가 적은 오각, 사각의 단면이 만들어진다.


달전리 현무암은 감람석을 주요 광물로 이루어져 있고 신생대 제3기 말 마이오세(약 200만 년 전)에 분출한 것으로 보인다. 높이 20m의 현무암 돌기둥이 서북쪽으로 100m가량 병풍처럼 노출되어 있다. 경사는 수직에서 80도가량으로 매우 급하게 만들어져 있다. 지표면과 가까운 상부 부분은 붕락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고 떨어진 돌로 현장 우측에 돌탑이 많이 세워져 있다. 



일설에는 동해가 형성되었을 때 일본이 대륙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잡아당기는 힘인 인장력이 생겼는데, 이 힘에 의해 일대의 지각이 갈라지게 되고 이틈에 마그마가 솟아오르면서 현무암이 분출하게 되어 만들어졌다고 한다.  즉 동해의 열림현상이 반영된 지질현장인 것이다. 



좌측이 수직에 가까운 형태임에 반해 우측으로 갈수록 그 경사가 적어져 부채꼴 내지 누운 상태의 절리가 나타난다. 이는 절리가 형성된 이후에 상부 풍화층이 아래로 이동하면서 절리를 휘게 하는 것인데 사면의 이동방향으로 절리가 휘어 있다. 



돌탑에 쌓여 있는 돌을 보면 모서리가 둥글게 형성되어 있어 구상풍화를 받은 모습이다. 이는 아마도 땅속에 묻혀 있으면서 지하수 등에 의한 풍화를 받아 지표에 노출된 암석보다 더 둥글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채석장으로 개발되기 전에는 땅 속에 묻혀 있었다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 분명한데 이는 지하수와의 접촉이 많아 지표면에 노출된 암석보다 더 많은 화학적 풍화를 받기 때문이다. 주상절리의 중간중간에도 이러한 암석으로 기둥이 끊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 마애비


달전리 현무암 주상절리로 올라가는 길의 오른편 백악기 석영반암층으로 생각되는 바위에 이름 모를 마애비가 하나 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贈嘉...右工曺泰...金公....墓山碑文’ 등이 쓰여 있다고 하고 마지막 행에 소화(昭和) 11년이라는 글씨로 일제 강점기 인 1936년에 만들어진 묘역을 표시한 마애비석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폭 72㎝·높이 131㎝·깊이 5㎝ 정도이다.


달전리 마애비 ⓒ 전영식


달전리 현무암 주상절리는 일본이 분리되면서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의 현무암은 크게 보아 신생대 제3기와 제4기에 많이 나오는데, 제3기 현무암은 태평양판의 확장에 따른 일본 열도의 분리와 관계가 깊다. 신생대에는 큰 지질학적인 이벤트로 5,000만 년 전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이 일어났다. 충돌부에서는 히말라야 산맥이 만들어졌고 유라시아판은 동족인 태평양 쪽으로 밀려가게 된다. 그 힘으로 해구가 동쪽으로 밀려나가게 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미는 힘은 2,300만 년 전인 마이오세에 확장되는 태평양판에 의해 다시 밀리게 되는데,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의 아래로 섭입 되면서 가라앉는 해양판에 의해 그 윗부분인 유라시아판의 경계가 당겨지는 힘인 인장력을 받게 되면서 일본 열도가 대륙에서 분리된다. 이때 대륙지각에 균열이 생기고 이를 통해 마그마가 분출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강원도 고성, 포항 달전리, 경주 감포, 울산 정자 등에 현무암이 만들어진 것이다. 일본은 우리에게서 문화만 받아 간 것이 아니라 땅도 받아갔다고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따라서 제4기에 만들어진 제주도, 철원-연천 보다 먼저 만들어졌기 때문에 풍화를 많이 받아 모양새가 빠지는 편인데 제3기에 만들어진 현무암 주상절리 중에도 달전리 주상절리는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주차시설도 부족하고 관리상태도 미흡하여 찾는 사람도 적지만, 입구의 한적한 논과 혼자만이 독차지할 수 있는 천연기념물로 부족함은 없는 곳이다.


참고문헌


1. 영남일보, 2018.7.31, 내 마음의 쉼표, 이야기 따라 포항여행, 연일읍 달전리 주상절리, 

2. 포항지역사랑 (phskas 티스토리)


전영식, 과학커뮤니케이터,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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