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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보라 Aug 09. 2024

면접 일주일 전에 보는 책

"7일 가지고 될까요?"

"7일 가지고 될까요?" 


물으실 수도 있겠다.


"네, 됩니다." 


자신 있게 말하겠다. 대신 꽉 채운 일주일을 보내보시라고 강조하고 싶다. 머릿속에 맴도는 단어들을 조리 있게 엮어서 입 밖으로 꺼낼 수 있으니, 포기하지만 마시라고 당부드리고 싶다. 


이 책은 눈으로 훑으며 한두 시간 안에 보지는 못할 것이다. 아예 안 읽는 분은 있어도, 한 번만 읽는 분은 없도록 깨알 같은 조언들을 곳곳에 숨겨둘 것이다. 하루에 한 챕터씩 함께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나만의 킬러콘텐츠를 찾아 당당하게 면접에 임한다면 머지않아 합격의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Just One 10 MINUTES. 내 것이 되는 시간."


가수 이효리 씨는 이성을 유혹하는 데 10분이면 충분하다고 노래한다. 10분도 길다. 단 1분. 심사위원의 마음을 흔드는 데 단 1분이면 충분할 수도 있다. 단, 내가 얼마나 준비했느냐 달렸다. 


'1분, 그까이꺼...' 

한 번 해 볼 요량이 생긴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자기소개를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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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초 이상의 침묵이 흘렀다면, 당신은 행운아다. 이 책을 소화한 뒤에는 더 이상의 침묵은 없을 테니 말이다. 책의 첫 페이지를 열자마자 말문이 막혔다고 자책하지 마시길 바란다. 면접관 앞이 아니길 얼마나 다행인가. 아마도 오늘이 남은 인생 중에 말문이 제일 막히는 날일 것이다. 여러분 인생에 선물 같은 책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데 왜 1분이에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떠올려야 한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 사랑에 빠졌었는지 기억이 나는가? 보통 '첫눈에 반한다'라고들 표현한다. 두 눈에 반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여태 보지 못했다. 첫눈. 보자마자. 부지불식간에. 다양한 표현으로 곁들일 수 있겠다. 


'어느 날 우연히 그 사람 본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고 말았지. 그토록 애가 타게 찾아 헤맨 나의 이상형'


가수 쿨(COOL)의 '운명'이라는 노래엔 이런 가사가 있다. 역시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순간'으로 표현된다. 말이 1분이지, 사실은 0.1초 안에 판가름 날 수도 있다. 


미국 다트머스 대학의 뇌 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폴 왈렌(Paul J. Whalen)은 단 0.1초 안에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와 신뢰도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확히는 뇌에서 새로운 것의 학습이나 감정 정보를 처리하는 편도체가 시각적으로 첫인상을 형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0.017초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그는 초기에 형성된 정보에 반하는 정보를 전달하려면 무려 200배의 정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먼저 제시된 정보의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심리학에는 초두효과(Primacy effect)라 불리는 현상이 있다. 먼저 제시된 정보가 추후에 알게 된 정보보다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솔로몬 애쉬 (Solomon Asch)의 연구 결과와도 맥을 같이 한다. 누구는 1초, 누구는 3초라 말하지만, 몇 초가 중요한 게 아니다. '찰나의 순간'에 상당 부분 점수를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다는 점만 명심하면 된다. 


시각적으로 첫인상이 긍정적으로 형성되면 그 이후는 고속도로를 타게 되지만, 자칫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면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야 한다. 


물론, 첫인상이 전부는 아니다. '면접'이라는 실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본선에서 잘하면 된다. 첫인상이 눈에 띄지 않았을지언정 면접 시 대화에서 풍기는 그 사람의 인생과 인품이 훌륭하다면 반드시 눈에 띄게 되어 있다. 다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우리 속담처럼, '좋은 첫인상'이 면접의 효과를 배로 더한다는 데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오해할까 봐 덧붙이자면, '좋은 인상'은 예쁘고 잘생긴 것과는 다르다. '미'가 절대적 기준이라면 대한민국 배우들은 100이면 100, 모든 기업에 합격했어야 맞다. 하지만 좋은 인상, 호감 있는 이미지는 다르다. 주어진 조건에서 상대방에게 기분 좋은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지,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지원자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지를 점검해 보자. 호감 있는 인상 만드는 법 등은 차차 기술하겠다.


혹여나 뜻하지 않은 실수로 좋은 첫인상을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 하더라도 괜찮다. 첫인상을 압도하는 200배의 임팩트를 준다면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니 미리 좌절할 필요는 없다. 초반에 실수를 했다고 하더라도 만회할 기회는 반드시 온다. 이 기회를 잘 잡아 진중하고 솔직한 자세로 임하길 바란다. 빈발 효과 (Frequency effect)를 노려보는 것이다.


"면접은 연애가 아니잖아요?"


항변하실 수도 있겠다. 면접의 기본 형식은 '대화'이다. 연애랑 다를 게 무엇인가?

길게는 수십 년, 짧게는 십수 년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 대해 질문하고, 탐색하며 대화하는 과정, 그게 면접이다. 목적이 사랑이라면 소개팅인 것이고, 목적이 일이라면 면접인 것이다. 


면접에 가는 발걸음은 소개팅을 나갈 때의 발걸음처럼 설레고 가벼워야 한다. '면접'이라는 부담감은 내려놓고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즐거움으로, 나보다 인생을 더 많이 살아본 어른과 대화하며 지혜를 배우고 싶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사랑에 빠질 준비를 하고 면접장에 들어가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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