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디렉터, 당신이 원하는 캐릭터 이미지. 그거 제가 한번 만들어봅시다
연습은 안하고 유튜브 보고 있다.
아래는 오디션의 절대적인 규칙은 없다,라며 입을 뗀 어느 유튜버의 영상에서 발췌
1. 슬픈 독백 vs 밝은 독백
하고 싶은 연기를 하지 말고, 해야 하는 연기를 하라
오디션 연락이 왔다고 해서 '날 왜 불렀지?' '날 뭘 보고 불렀지?' 이렇게 혼란스러워하면 안 된다.
다들 너무 자신들을 필터를 씌우고 바라본다. 자기 자신이 애틋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다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려기보다도 필터를 씌워서 자신의 세계관을 통해서 바라보니까 밖에서 나를 바라보는 것과 격차가 생기게 된다. 이로 인해 자기 자신의 이미지를 객관화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 이미지 캐릭터에 대한 메타인지가 많이 떨어질 수 있으니 독학보다는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어쨌든 이런 우여곡절 끝에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연락이 왔다고 치자. 그러면, '어 가서 뭘 보여드리지?' '어떻게 잘하지?'라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보다는, 캐스팅할 사람의 입장에 이입을 해서 상상을 해보라.
감독은 어떤 걸 기대하고 날 불렀지?
내가 그 작품캐릭터로 잘할 수 있는 건 뭐지?
그렇게 생각해 보다 보면, 독백이 슬픈 게 중요한 게 아니고 밝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오디션의 니즈에 맞게 내가 이 독백을 이렇게 바꿔서 할 수도 있고 저렇게 바꿔서도 할 수 있다 그러면 참 좋지만, 이건 어느 정도 훈련받은 친구들한테 좋은 방법이다. 그러니, 독백의 밝고 어두움의 유무를 생각하지 말고 나의 이미지를 먼저 생각하고, 내가 지원한 작품에 대한 생각을 하고 거기에서 내가 하는 캐릭터를 생각하고 거기 맞는 독백을 고르라.
2. 오디션장 눈물연기?
주인공이 아니라면 리스크가 크니까 굳이 그걸 전면에 내세울 독백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별도의 서브 독백으로 준비하는 건 나쁘지 않다.
3. 지정독백 컨셉과 자유연기 컨셉이 달라야 좋을까요?
지정독백에서 요구되는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을 못 한 거 같으면 자유연기로 보완할 수 있지만, 지정독백이 훨씬 더 중요하다. 감독님이 그 대본을 선택해서 오디션을 보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정 독백을 중심으로 전략을 잘 짜야한다. 지정독백이 이러하니 자유독백이 저러해야 한다가 아니라, 지정 독백의 자신감에 따라서 자유독백에서 다른 면모를 보여주든 아니면 자신의 실력과 캐릭터를 더 강화시켜서 보여주든 해야 한다.
배우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이미지에 맞는 희노애락 독백을 툭 치면 툭 나올 정도로 준비해 놓고 있는 게 좋다. 평소에 나의 이미지를 일단 알고 있어야 하고, 그것에 대한 다양한 독백들을 수집해야 되고, 연습이 되어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준비해야 할 일이 많다, 바빠야 한다는 것이다. 오디션이 잡혀야지만 허겁지겁 독백 찾고 대본 외우고 정신없는 지망생이 많은 데 그건 마치 내가 대기업에 취직할 거라고 하면서 집에서 게임만 하고 밤에 티비만 보고 그러다가 갑자기 채용공고 뜨면 막 그때서야 부랴부랴 머리 쥐어뜯어 가면서 자소서 쓰는 거랑 다를 게 없다. 꼭 오디션이 잡혀야지만 준비하지 말고, 언제 올지 모를 기회를 잡기 위해서 하루하루 칼을 갈고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근데 이렇게 말을 해도 그렇게 준비하고 있는 분들이 별로 없다.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을 한번 생각해 보자. 그들이 월드컵만 앞두고 훈련을 하는가? 늘 꾸준히 루틴을 가지고 훈련을 한다. 자신들의 컨디션과 기령이 떨어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훈련은 무조건 한다. 그러니 적극적으로 작품 분석, 감독 분석, 독백 연습을 해야 한다. 당신이 주연이든 조연이든 이름을 날리는 배우가 되겠다는 건,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은 추후의 문제이고, 우선은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선수들이 국대로 선발되기 위해서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고 있는가? 당신은 지금 그들에 비해서 어떻게 살고 있는가. 지금부터 스스로 스케줄을 짜고 훈련을 하고 식단을 관리하고 멘토와 코치의 도움을 받아야 되고 국대가 되기 위해서 당신은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해야 한다.
위의 저 영상에서 국대 준비 과정과 빗대어 얘기를 하는데, 나는 뭔가 아주 게을러터진 무슨 꿈틀꿈틀 지렁이라도 된 듯한 그런 느낌마저 든다. 그래도 뭐라도 해야 하는 이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는 없다, 오디션장으로 몸뚱아리 하나 이끌고 나는 간다.
1시간이 넘지 않을 것이라고 하고, 한 번에 두세 명씩 들어갈 것이며 간단한 지정독백을 할 것이라고 한다. 자유독백은 따로 준비할 생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