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러움에 울지 않기를
딸아이의 피겨수업을 보고 있다
대기실 온풍기의 바람이 너무 강하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따끔따끔하다
오늘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혼재하는 듯
아침부터 저녁까지 규정할 수 없는 시공간에서
감정도 동시에 널뛰기를 한다
오늘은 유난히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따스한 이들도 그 바람에 함께 실려 왔다
치과라는 이름만 들어도 실망감에 몸서리치던 나다.
열 살된 이 부정적인 감정들. 이 못된 친구들을, 오늘 만난 치과의사 선생님이 포근한 이불처럼 덮어주었다.꿈 같다.
‘전문가’. 이상적인 모습. 실존.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그녀는 한국에서 한 20년도 넘은 금니 충전재 시술이 수려하다며 수련의 두명을 불러서 보여줘도 되냐고 물었왔다. 지적 호기심은 언제나 귀하다.
갑자기. 피겨 쌤을 보는데 왜 이렇게 울컥하는지..
젊고 직업의식이 투철하고 진지하며
정치적인 모습은 철저히 배제하는 그녀를 보니,
authentique하며 한결같은 그 순수한 열정을 보니,
나도 모르게 의지가 되고 왠지 고맙기도 하고.
이러한 나의 근거없는 상상이 나를 이끌고 간/갈 곳엔
이렇게 좋은 사람이 또 있었다. 항상 있을 것이다
이민자 2세로 자랐을 저 젊은 엄마 둘
키가 170은 되어 보인다. 체격이 압도적이다.
옷도 가방도 헤어도 완벽하고 깔끔하다.
접점은 크게 없었지만 함께 앉아있는데 참 편하다.
얘기를 듣고 있다가 한 마디 떼었더니
공감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려고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이런 저런 최선을 다하는, 그런 모습이 이쁘다. 고맙다.
그렇게 12월의 어느 날,
특별할 것 없었을 오늘은
따뜻한 봄바람이 겨울 공기를 집어삼키기에
나도 눈물을 참다가 눈물을 삼킨
그런
아주
특별한 시공간으로 나를 데려갔었다
현실과 꿈이 오묘하게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흔들리지만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그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