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어도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빈대의 교훈

by 강가

가시가 박히면 뽑아야 하지만 마음의 가시는 어디에 박혔는지 볼 수 없다. 그러므로, 계속 방치하는 것은 아닌가. 그럼, 어떻게 마음의 가시를 뽑을 수 있을까.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저렴하지만 평가가 좋은 게스트 하우스에 묵었다. 리뷰 평점이 10점 만점에 9점 정도였다. 가격까지 저렴하니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침 일찍 도착 하고 일찍 체크인까지 할 수 있었다. 방은 도미토리. 방에 2층 침대가 5개 정도 놓여 있었다. 가격 치고, 분위기가 나쁘진 않았지만, 주어진 위치는 침대의 2층. 2층의 단점이라면 오르고 내리는 일이 힘들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런 생각을 크게 해 본 적이 없었으나, 이제는 체력 소비도 걱정할 정도의 나이가 되었나 보다. 그렇게 1층 침대 자리는 없는지 물어보았고, 다행히 조금 더 기다린 후에 1층 침대에 묶을 수 있게 되었다. 1층 침대에 있었던 사람들이 아침 일찍 대거 체크아웃을 했었기에 가능했다. 이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체크인 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고, 늦게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을 하였다. 그러고 잠을 청하였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온몸이 간지럽기 시작 하였다. 간지러운 것은 둘째 치고, 무엇인가에 두드려 맞은 기분이 들었다. 그 전날 야간버스를 타고 와서 잠을 제대로 청하지 못하였는데, 사실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했다.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잠자리에서 조금은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그것이 아침이 되어서야 좀 더 명확히 드러나게 된 것이다.


그렇다. 빈대의 먹이가 것이었다.간지러운 부분이 특정 부분에만 국한되었다가, 점점 더 비슷한 이슈가 많이 드러났다. 온몸에 약 100여 군데는 물린 것 같았다. 발, 다리, 어깨 등 어디 할 것 없이, 그 흔적이 나타나지 않은 곳이 없었다. 매우 고통스러웠다. 햇빛이 잘 들어오지 않는 방 구조상, 습하고 벌레가 서식하기 좋은 위치였을 것이다.


바로 할 수 있던 최선의 일이란, 몸을 씻는 일이었다고 판단했다. 몸을 씻으면 왠지 더 나아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을 것이다. 아니, 그런 희망이었다고 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 그렇게 몸 구석구석을 씻었다. 물린 곳에는 더 신경을 쓰며 비누 칠을 하였다. 그렇게 샤워를 하고 나니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샤워를 하길 잘했다고 생각을 했다.


‘상쾌 하구만. 씻길 잘했다!’


그러나, 상쾌한 기분은 생각보다 오래 지속되진 못했다. 곧 시간이 지나니 간지러움과 고통을 동반한 감각이 또 올라오기 시작을 한 것이다. 결국, 샤워는 임시적인 그리고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었다. 곧, 간지러움은 다시 몸 안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쉽게 고통이 사라지지 않았다. 몸을 씻었음에도,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몸을 씻어도,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구나!’


몸을 씻는다고 해서, 벌레에게 물린 곳이 치유가 되지는 않는다. 잠시 기분 전환이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벌레 물린 곳에 약을 바르고, 상처를 치유하고, 또한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한 노력을 했어야 했다. 마음도 비슷하지 않을까? 마음을 계속해서 씻고 씻어도, 마음의 상처가 그대로 남아 있으면, 아물지 않은 상처는 다시 올라올 것이다.


마이클 싱어는 말한다.


“마음속의 가시란 과거로부터의 막힌 에너지일 뿐이므로 풀어놓을 수 있다. 문제는, 당신이 그것을 풀려나게 할 상황을 전적으로 회피하고 있든가, 아니면 자신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그것이 나오지 못하도록 억누르고 있다는 것이다. ”


그는 또한 알아차림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단지 누가 그 외로움을 느끼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알아차리는 그는 이미 자유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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