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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랄리방 Aug 03. 2024

24년 7월 다섯째 주 그리고 8월 첫째 주 감사일기

7월 29일 월요일 / 날씨 아주 맑은 날


인생에서 첫 접촉사고를 내어 처음 보험을 불러봤다. 엄마를 데리러 가다가 반대쪽 차선에 차량이 나오는 게 보이지 않아 직진했다가 간신히 발견해서 멈추고 후진해서 길을 터주려고 하는데 이게 웬걸? 뒤차와 안전거리가 너무 되어있지 않았다.


내 뒷 차량이 그렇게 가까이 붙어있을 줄은 모르고 천천히 뒤로 빼다가 부딪혔는데 그 순간에 들린 "쿵"하는 소리는 내 가슴도 쿵 내려앉는 소리 같았다. 이게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 당황스러웠지만 정신 차리고 빠르게 나가서 뒤차를 확인하고 운전자에게 사과를 했다.


뒷 차 운전자는 아이를 태운 엄마였고 이런 사고는 처음이었는지 어쩔 줄 몰라하며 남편을 불렀다. 그런데 이 묘하게 싸함이 느낀 남편과의 전화. 그리고 몇 분 후 남편과 마주치니 몇 분 전 느낀 그 싸함이 일치했다.


남편은 현장에 급히 오자마자 아내와 아이를 확인하는 것보다 차부터 확인을 했다. 그러고 나서 아내와 아이에게 가서 얘기를 한 후 내게 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무조건 피해보상을 받을 낌새였다. 자신은 차량을 쓱 둘러보고는 스크래치 난 곳을 봤는데 거기가 내가 긁어서 난 상처라고 우기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부딪힌 곳은 중앙이고 절대로 그 위치가 나올 수 없는 상황이고 남편이 우기니 나도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내가 후진하다 박은 것은 변하지 않기에 듣기만 했다. 얼른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이 일을 빠르게 해결하고 결판을 내고 싶었을 뿐이었다.


사고는 보험을 불러 내 바람처럼 빠르게 진행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남편분의 진상짓은 정말 말도 안 나오게 싫었지만 내가 낸 사고니 그저 돈으로 인생 경험을 배운 걸로 넘겼다. 후우, 인생을 다시 알려줘서 감사해야 하나 싶은 하루였다.


해장이 아닌 우울에는 콩나물 국밥

7월 30일 화요일 / 날씨 아주 맑은 날


날씨가 더운 촬영날은 금방 지치기 쉬운 환경이다. 그래서 물을 많이 마시고 그러지만 턱없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그늘도 없어서 뜨거운 햇빛은 피하기 쉽지 않았다.


내가 이런 고생을 하면서 촬영을 해야 하나 싶지만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니 밥이라도 잘 먹어야지 싶어 점심에 고기가 있는 도시락을 주문해 스태프 및 배우들에게 제공했다. 역시 힘들 땐 고기가 최고이지.


오늘은 이 고기 도시락으로 어떻게 버티며 고기의 소중함을 느낀 하루였다.



7월 31일 수요일 / 덥디 더운 날


보통 쫑파티는 공연이나 촬영이 끝나는 날에 하지만 우리는 촬영 중간에 했다. 마지막 촬영 날 모두 집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끝나고 나서 하는 것보다 중간에 쉴 때 하는 게 낫다 싶어 진행을 했다.


쫑파티에는 역시 고기! 모두들 고생을 했으니 고기라도 잘 먹이려는 총감독님의 마음심으로 알차게 고기를 먹었다.


총감독님 감사합니다.


고기가 피로회복이다

8월 1일 목요일 / 진짜 너무 더운 날


무지 더운 날에 실외 촬영은 아주 죽을 맛이다. 대체 왜 이 날씨에 촬영을 하는 건지 아주 속으로 욕이란 욕은 다 했지만 일이니 어쩔 수 없이 현실을 수긍하며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고 당장이라도 누군가 시비를 걸면 바로 덤벼들 기세였다. 온몸에 열이 한가득이니 뜨거운 몸을 식히고 싶었다. 그러다 딱 점심에 간 국숫집에서 냉국수를 파는데 이걸로 오늘 이 열기를 식혀야지 했는데 오히려 폭식하면서 위에 열을 더욱 증폭시킨 게 아닌가 싶었다.


아니 무슨 국수양이 이렇게 많은지.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아서 마치 제자리걸음을 한 기분이었다. 근데 또 맛도 있네. 오랜만에 푸드파이터를 했는데 내 자존심이 절대로 질 수 없다고 울부짖으니 마지막 국수 한 줄까지 끝마치고 시원하게 육수를 숟가락으로 마시며 점심을 마무리했다.


열을 식히려고 냉국수 먹었는데 오히려 푸드파이터해서 열을 더 낸 기분. 그래도 맛있는 국수를 먹게 되어 참으로 감사하다.


익산 국수집들은 다 양이 많네

8월 2일 금요일 / 땀범벅이 될 정도로 더운 날


오늘도 어김없이 땀이 소나기처럼 쏟아져서 당장이라도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매우 더웠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비가 온다고 한 건지..


이러다 진짜 지구의 4계절이 전부 뒤바뀌는 게 아닌지. 아주아주 더워서 얼른 촬영을 끝마치고 싶은 하루였다.


길고 긴 촬영이 내일 하루를 남겨두고 있고 얼른 끝나서 내 거 좀 휴식을 줬으면 한다. 진짜 스태프들이 항상 고생이다.


잘 먹어야 힘도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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