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중 가장 행복한 날이 있다. 바로 생일. 엄마, 아빠의 사랑으로 태어난 나의 날에 친한 사람들의 축하를 받는 일은 일 년 중 가장 행복한 날이라 생각한다.
올해 생일은 딱 일요일이라 쉬기도 좋고 나만의 시간을 보내기에도 딱이었다. 모처럼 쉬어서 좋아하는 장난감 피규어도 보고 레고도 보며 하루를 보내다 저녁에 친한 후배 만나서 홍대에서 가볍게 막걸리 한 잔 마시는데 이 얼마나 행복한 날인가.
일 년 중 가장 행복한 날. 올해도 어김없이 행복하게 보낼 수 있어 감사하다.
생일에는 역시 초콜릿 케이크
8월 27일 화요일 / 흐리고 더위가 주춤한 날
8월의 마지막 주에도 어김없이 익산에 내려갔다. 익산 극단에서 공연을 하나 하게 되어서 이번에도 조명을 맡으러 내려왔는데 이번 공연은 생각보다 준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공연날 실수가 있을 거 같은 기분이었다. 매번 공연을 이렇게 진행하고 준비하니 스태프로 참여한 나로서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금은 완벽함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은 상태지만 적어도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공연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인 있기에 이번에는 제대로 준비하고 가고 싶은데 연습을 보니 살짝의 불안감이 느낀 기분이다.
과연 공연을 잘 마무리가 될지. 오늘은 걱정을 해보는 하루다.
답답할 때는 시원한 초코스무디
8월 28일 수요일 / 화창하고 따뜻한 날
리허설을 하는 날은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인다. 공연장에 가서 무대를 세팅하고 조명 작업도 하며 공연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 다 같이 모여 준비를 하는데 항상 느끼는 거지만 우리는 준비 과정에서 티격태격이 많아 그 어느 누구도 기분 좋게 일을 하지 못하는 거 같다. 다들 고집들이 있어서 그 어느 누구도 고집을 꺾을 생각을 하지 않아 밑에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은 상황이다. 다들 좋은 공연을 만들고 싶고 잘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은 같지만 각자의 고집은 서로 충돌만 일으켜서 이 준비 과정은 상당히 스트레스를 받는다.
얼른 공연이 끝나 이 고집의 순간이 끝났으면 한다.
제주도가 생각나는 하루
8월 29일 목요일 / 화창하고 더운 날
어떻게 준비한 공연이 끝났다. 정확히는 첫 번째 공연이 끝났다. 이번 공연을 8월과 10월로 나뉘어 두 번 공연을 하는데 8월의 공연은 끝났고 이제 10월에 공연만 하면 된다. 오늘 공연은 어땠냐라고 한 마디로 말하자면 대혼란이었다. 조명 작업부터 시작해 배우들과 제대로 합을 맞추지 못해 본 공연 때 실수가 많았다. 틀지 말아야 할 장면에서 엉뚱한 조명이 나오기도 하며 본 공연 전 리허설 때 제대로 디렉팅을 받지 못해 공연 전까지 계속 조명얘기를 나누고 그래서 확실한 정리가 되지 않아 공연은 아주 대혼란으로 가득 찼다.
다행히 관객들은 재밌게 보며 마지막에 감동을 받아 울었다고 하는데 스태프 입장에서는 이번 공연은 수치스러울 뿐이었다. 사실 얼른 끝내고 싶은 마음이 커서 끝났다는 것에 홀가분한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제대로 끝맺음을 맺지 못해 아쉬움도 남는다. 다음 10월 공연에는 오늘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좀 더 제대로 갖춘 공연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항상 공연을 하면 잘했다는 생각보다 아쉬움만 남는다. 완벽은 아니지만 적어도 어느 정도 잘됐다란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항상 준비 과정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 아쉬움만 남는 거 같다. 그러니 10월 공연에는 이 같은 일이 또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가 잘 되었으면 한다. 이상 나의 바람 끝.
수고했다. 고기 먹어라
8월 30일 금요일 / 화창하고 맑은 날
24년 8월도 곧 끝이 난다. 이번 8월을 되돌아보며 나는 어떤 삶을 살았고 얼마나 감사한 마음을 갖고 보냈는가 생각해 보면 감사함 50%, 미움 50% 였던 거 같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과 일을 하며 그들이 잘못한 일을 수습하며 보냈고 나는 그저 도움을 주는 것뿐인데 할 일이 계속 생겨 올해 처음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거 같다. 일이 다 끝나고 나서도 화가 가라앉지 않아 지금까지도 그 사람들만 생각하면 가만히 놔두고 싶지 않지만 그들로 인해 다시는 이런 분류의 사람들과는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었으니 인간, 사회 경험을 하며 새롭게 인생 공부를 배웠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어떻게 보면 이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볼 수 있다.
인생 공부를 하게 해 줘서. 그래 다시는 보지 말자.
반대로 너무나 감사한 사람들도 많았다. 8월에는 내 생일이 있어서 나를 축하해 주고 선물도 보내주며 무엇보다 매년 내 생일을 잊지 않고 챙겨준 친구들이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들에게 받은 행복을 나는 또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조금의 정을 나누고자 기부도 새롭게 시작을 해서 나눔과 베풂을 갖는 시간이었다.
24년 8월은 인생 공부를 하게 해 주고 사랑의 나눔과 베풂을 얻은 소중하고 감사한 한 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