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되면 10월의 선선함과 다르게 쌀쌀하고 겨울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이번 달을 어떻데 보내냐에 따라 남은 12월도 어떻게 보내게 될지 좌지우지한다. 과연 나는 이번 11월을 어떻게 보낼까. 머릿속이 띵하고 살짝 답답함을 주는 이번 한 주를 보냈지만 아주 푸른 하늘을 보면 답답한 마음도 잠시 내려앉은 기분이 드는 그런 한 주이기도 했다.
이번 주는 날씨가 대체적으로 좋았다. 이게 11월이 맞나 싶을 정도로 낮에는 따뜻함도 살짝 감싸돌아서 산책하기도 정말 좋은 한 주였다. 금요일인 오늘도 아침에 운동을 하러 나갔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집에만 있기 아까웠다. 햇빛을 쬐며 비타민도 보충하고 좀 밝은 곳에 나와 자연을 바라보고 싶었다. 그러다 문득 머릿속에 이곳이 떠올랐다.
"서울숲"
날씨가 좋은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서울숲가서 낮을 즐긴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에 제대로 가보지 못했던 서울숲을 이번에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보이는 하늘을 보니 집에만 있는 건 정말 아까운 날씨여서 나오길 잘한 생각이 들었다.
40분이라는 시간을 사서 이동하고 나서 도착한 서울숲. 평일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여기는 굉장히 많은 차량과 사람들로 붐볐다. 그만큼 여기가 산책하기 정말 좋은 곳이란 거겠지. 나도 말로만 듣던 이곳을 제대로 누벼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도착한 서울숲은 서울이란 대도시에서 산을 가야 느낄 수 있는 자연을 온몸으로 담아낼 수 있어서 신기하고 설렜다. 수많은 나무들은 나를 반기며 잘 왔다고 인사를 한 거 같았고 따스한 햇빛은 내가 이곳에 온 걸 축하하듯 환하게 비춰준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런 환대 속에 천천히 서울숲을 눈에 담아 가며 걸었다. 굉장히 좋구나. 이런 곳을 집안에만 있었다면 사진과 말로만 봤을 테고 경험도 제대로 해보지 못했을 생각을 하니 나오길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서울숲을 둘러보니 작년에 놀러 갔던 일본 후쿠오카가 떠올랐다. 그곳에도 도시 속에 큰 공원이 있는데 오늘 같이 푸른 하늘에 수많은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고 중앙에는 큰 호수가 있어서 오늘 내가 느낀 것과 겹쳐 보였다. 내 추억의 일부가 오늘의 일부가 되어 날 기분 좋게 해 주었다.
이래서 경험이 정말 중요하다고 인생 선배들이 괜히 얘기해 온 게 아닌가 싶다. 날씨가 좋아서 나온 하루는 새로운 경험을 심어주었고 그 덕분에 도시 속 자연에서 여유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