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웠던 계절이 서서히 풀리는 한 주였다. 아침과 밤사이 기온차는 심하게 났지만 낮에는 추위에 떨지 않게 돌아다닐 정도로 기온이 예전보다 많이 올라갔다. 패딩도 슬슬 정리하며 봄 옷을 입어야 하는데 옷장을 보니 봄옷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옷을 이번에 사야 하나 싶다가도 왠지 또 많이 못 입을 거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 다시 또 꽃샘추위가 찾아와서 아직 겨울옷과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겨울에 추위에서 날 지켜준 패딩을 세탁했다. 패딩을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생긴 얼룩들이 보였고 이대로 두면 이 얼룩을 지우기 힘들 거 같아서 세탁했다.
얼룩들을 보니까 참 내가 이 패딩을 입고 여기저기 잘 다녔단 흔적들이 보였다. 얼마나 잘 다녔으면 이렇게 까지 더러워졌을지. 그러면서 이게 과연 잘 지워질지 걱정반 추억반이었다.
확실히 이번 겨울 내내 이 패딩을 입고 전국 팔도를 잘 돌아다녔다. 나와 함께 보내준 패딩. 그래서 패딩에 더 애착이 생겨서 제대로 얼룩을 지워주며 다시 새로운 시작을 안겨주고 싶었다.
열심히 얼룩에 손질해서 지워주고 했는데 얼룩이 오랫동안 묻어와서 그런지 완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몇 번 더 빨아보고 안되면 이거대로 운명이라 생각해야지.
지난겨울 동안 나와 함께 붙으며 추위를 지켜준 패딩을 이젠 넣어주며 감사함을 표한다.
고맙다 나의 패딩. 이번 겨울에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