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는 병원이 무서워 ㅠㅠ
나잇값 못하고 무서웠다.
허리가 안 좋아서 병원을 여러 군데 돌아다녔다.
공통 소견은 수술권장이었다.
문제는 내가 수술이 너무 싫다는 것.
그리고, 통증도 점점 경감하는 것 같아서 다른 방법을 찾고 싶었다.
오늘 온 병원은 아는 작가님의 추천을 받은 곳이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시술과 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해주셨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은 정말 하기 싫었다.
그 어떤 식으로든
아직까지 몸에 칼을 댄 적은 없기에 더 무서운 지도...
조금 겁쟁이라 병원이라면 다 무서워하는 편이다.
이를테면, 치과도 무서워하고
피 뽑는 건 그나마 덜 무서워하긴 하는데..
허리 쪽 병원은 대체로 무섭다.
예전에 신경외과에서 신경 차단술을 권유받아서
받으려다가 너무 무서워서 도망친 기억이 있었기에 더 그런지도...
쨌든 오늘도 큰 병원이었고, 단순 주사라 생각했는데
신경 차단술을 받기 위해 들어갔던 시술실? 수술실과 똑같은 모습이라 너무 무서웠다.
도망치고 싶었으나, 이미 때는 늦었기에.
수술대 같이 생긴 침대 위에 엎드려,
덜덜 떨며 내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못 보는 채로 주사를 기다렸다.
진짜 무서운 건 디테일한 설명까지는 안 해줬기에
더 무서웠던 것 같다.
주사를 맞는데 왜 장비가 그렇게 큰지..
엎드렸는데 선생님은 왜 방호복처럼 생긴 거 착용한 건지..
또,
진짜 수술하는 것처럼 엄청 꼼꼼하게 여러 차례 소독하고,
수술 커버 같은 거 씌우신 건지..
보이지 않았지만 선명한 느낌에 머릿속은 어지럽고
몸에는 힘이 잔뜩 들어갔고.
손은 수술대에 있는 철제 바 같은 것을 어찌어찌 부여잡았다.
근데, 생각보다 많이 아프거나 하지 않았다.
근데.. 너무 무서웠다.
눈물이 찔끔.
귀신보다 더 무서운 게 병원인 것 같다.
어쨌든 거의 하나도 안 아프게 잘 치료받았는데..
내 한쪽 눈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나잇값 하려고 심호흡하며 맞기는 했지만..
역대급 무서웠다.
수술은 평생 경험하고 싶지 않다.
허리가 제발 정상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ㅠㅠㅠㅠ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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