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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의 속도

젊음의 특혜.

by 초콜릿 한스푼

우리의 몸은 어느 정도의 회복력을 갖고 있을까?!


사실, 요즘은 의학기술이 발달해서 정말 위험하다고 보는 수술들도 웬만하면 수술이 잘 되는 편이다.


그러나, 수술은 어쨌든 몸에 손상을 남긴다.

하지만, 수술이 필요한 사람임에도 하지 않게 되면 그것은 더 큰 손상을 남긴다.


그러므로, 필요한 사람은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수술을 받았다.

수술실을 나서고 난 다음에 무통주사만 있다면 몸을 돌려 눕기 정도는 가능해진다.


그리고, 통증에 대한 역치가 높은 사람이라면 생각보다 할만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우리가 신경 써야 할 것은 수술 후 감염 유무와 혈압과 고열에 시달리지 않고 잘 회복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것인데.


이는 개인의 신체적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이마저도 좋은 약품으로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하다.


나의 경우 첫날은 무통주사가 있어도 꼼짝없이 누워 있을 수밖에 없었다. 첫날은 결코 걸을 수 없다.

통증도 심하고, 신경의 부종 때문에 하지마비 증세가 약하게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약 하루가 지나고 나자 통증은 놀랄 만치 줄어 있었다. 그리고, 통증이 줄자 어느새 다리를 움직거려서 걷기를 시도할 수 있었고.


저림 증세 때문에 절뚝거리며 걷지만,

혼자서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는 정도도 되었다.


참으로 신기하지. 인체는 어떻게 이토록 강한 회복력을 보이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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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원장님의 회진 후, 나의 마비 증세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원장님이 보는 앞에서 한 걸음. 한 걸음 떼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신경 회복에 좋은 운동도 배웠다.


나는 절뚝거리지만 걸을 수 있는 상태에 감사했다.

그리고,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마미총 증후군까지 겪을 수 있었으나 나의 경우 나의 제대로 된 판단 덕에 최악은 면했다.


다만, 오랫동안 눌려있던 신경과 수술로 인한 신경부종이 겹치면서 저림증세와 약간의 마비? 증세가 생겼지만 이는 어차피 수술하지 않았어도 겪게 될 증세였을 걸 생각하면 이만하길 다행이다 싶었다.


나는 어쩌면 독한지도 모른다.


걸을 수 있게 되자 절뚝거리며 걷는 내 모습을 비관하는 것이 아닌!

빠르게 정상적인 걸음을 걷고 싶은 마음에 내 몸에 무리가 안 되는 선에서 운동을 해주고, 걷기를 했다.


선생님이 알려주신 까치발 서기.

처음에는 신경이 눌렸던 왼쪽 다리에 아예 힘이 실리지 않아서 절망스러움도 느꼈다.


그러나, 이내 나는 금세 괜찮아질 것을 믿었다.


지금 한쪽다리에 아예 힘을 쓰지 못하는 건,

수술로 인한 근육 약화라 생각되었기에 차분히 기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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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이제부터는 일상생활이 비교적 가능해진 시점이었다.

간호간병 서비스가 있었으나, 나는 뭐든 내 힘이 닿으면 스스로 하려는 탓에 간호 간병이 크게 필요치 않았다.


간호간병사분들도 내가 호출을 하거나 도움을 크게 청하지 않고 혼자 잘 다니는 것을 보고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아침 회진 때, 원장님께서 수술 부위를 소독해주신 후,

수술 경과를 보기 위해 mri를 한번 더 찍은 후 영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셨다.


두근두근.


나를 그토록 몇 년 없이 힘들게 하던 디스크 녀석.

너는 수술을 통해 싹 제거가 잘 되었는지가 궁금했다.


보통은 mri 촬영을 하러 갈 때, 허리 수술을 받은 사람은 보행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간병사가 따라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간병사 측에서 먼저

"혼자 다녀오실 수 있지요?"라고 물었고,

나는 당연스레 "네."라고 답했다.


나는 절뚝거리면서, 한쪽 다리에 제대로 힘을 싣지도 못하면서 링거 폴대를 밀며 mri 촬영을 하기 위해 혼자 이동했다.


Mri 촬영실 쪽에 도착하자 대기자가 무척이나 많았다.


아직은 아무리 혼자 걸어 다니겠다고 하더라도 수술한 지 고작 48시간이 지나가고 있는 무렵이라 기력이 부족해서 잠시 대기석에 앉아서 내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


곧이어 내 차례가 왔고, 약 20분간 시끄러운 통 안에 들어가서 내 허리를 꼼꼼히 촬영했다.


그리고, 오후가 되어서 원장님과 다시 진료를 보게 되었다.

아주 짧은 진료였지만,

사진 상으로 디스크는 말끔히 제거가 되었고, 디스크 제거 부위에 딱지가 앉은 상태라고 사진을 보여주며 원장님이 말하셨다.


그리고, 아직도 다리에 힘이 안 실리는지 물으셨고,

나는 원장님이 시키신 까치발을 해보려 했지만 왼쪽 다리에는 아예 힘을 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원장님은 다른 분들보다 회복 속도가 빠르고, 젊으시니 꾸준히 재활과 약물 치료를 하며 경과를 지켜보자고 얘기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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