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저울질

결국은 더 사랑하는 쪽이 지는 거야.

by 초콜릿 한스푼


근본적인 질문 : 사람은 왜 사랑에 죽고 못 사는 걸까?


어릴 때부터 드라마와 영화를 정말 많이 봐왔다. 그리고, 수많은 음악을 들어왔다.

그래서일까? '무엇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에 익숙했다.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항상 의문이었던 건, 이 세상에 이야기할 것이 얼마나 많은데,

'고작 사랑이야기에 대한 작품이 90% 이상인 걸까?'라는 의문이었다.

그리고, '사람은 왜 사랑에 쩔쩔매는 것인가?'였다.


인생을 어느덧 1/3 정도를 살아보니 알 것 같았다.

우리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에서, 사랑은 숨 쉴 공간과 같다는 것을.

그래서, 모두가 그렇게 '사랑 사랑 사랑'을 외쳐대는 것이라는 걸.



사랑이라는 감정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1.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2. 친구와의 우정(사랑)

3. 연인과의 사랑

4. 존경과 존중에서 오는 사랑

5. 선망의 대상에서 오는 사랑

6. 권력자(힘)에 대한 사랑

7. 약한 것에 대한 연민(사랑)


등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의 종류도 모습도 형태도 모두 다르지만, 무언가에 대해 깊은 마음을 갖게 하는 것.

그것을 우리는 사랑이라 부르는 것 같다.



사랑을 할 때 감안 해야 할 것들


사랑을 할 때, 사람은 가장 약해진다.

강철로 무장한 마음에, 사랑이란 감정이 아주 큰 균열을 일으킨다.


평소에는 무덤덤하게, 큰 감정 기복 없이 '평상심'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불쑥 나도 모르는 때에 누군가가 내 마음에 문을 '똑똑똑!'하고 두드린다.

처음에는 '올 사람이 없는데 누구지?' 하며, "누구세요?"하고 외친다.


문을 열었더니, 내게 사랑한다며, 꽃다발과 선물을 한가득 안고 있는 남자가 서있었다.

엇...? 전혀 예상치도 못했고, 흠....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나를 좋아한다며, 용기 내어 활짝 웃고 있는 그에게 살짝 마음이 열린다.


나는 그에게 '엇. 잠시만요. 들어오는 건 안되지만, 문 앞에서 이야기하는 건 돼요.' 하며,

그에게 기회를 줌과 동시에, 나도 그를 알아볼 시간을 벌게 된다.


또, 어떤 날은 누군가가 내 마음의 문을 '꽝! 꽝! 쾅!!!!' 하며, 두드린다.

처음에는 '헉? 뭐지?? 지진 났나?... 이게 무슨 일이야.'라며, 혼비백산일 때가 있다.

무섭지만, 조심스레 문을 열어보았다.

문을 아주 살짝만 열어 염탐하듯 밖을 바라보니,

멋진 남자가 내 집을 구경하러 온 듯 '한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 짝다리 짚은채,

내 집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서있었다.'

'와!! 뭐지? 이 매력적인 사람은?? 왜 이 사람이 내게 찾아왔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나는 전자의 남자와는 달리 이 남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내 마음에 큰 파장을 일으킨 것에 곧장 경계 태세를 갖추었다.

'이 남자. 위험하다. 절대 쉽게 들이지 마! 아니면, 네 마음만 다쳐. 조심해!'라는

위험 경보 사이렌이 내 머릿속에서 울려 퍼진다.



노력하지 않아도 이미 내 마음에 들어왔다.


너무 다른 모습의 두 남자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미 내 마음에 들어왔다.

나는 고민에 빠졌다. 나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는 잔잔한 남자를 택할지, 아니면,

존재 자체로 내 마음에 불안을 만드는 매력적인 남자를 택할지.

그도 아니면, 제3의 선택을 할지....


나는 늘 전자를 택했다. 존재 자체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사람을 사랑함으로 감안해야 할

내 감정의 소용돌이를 견딜 자신이 없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견뎌야 할 불균형이 싫었다.

전자의 사람을 택하면, 나는 그에게 천천히 빠져들 것이었다.(그가 특별하게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면..)

나에게 내 감정의 주도권을 쥔 채, '그를 열렬히 사랑하기도, 사랑받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후자의 사람을 택하면, 그와의 관계를 시작하기 전부터 고통이 시작된다.

그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 그의 마음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감,

그리고, 그의 주변에 널린 다양한 선택지들...

이미 후자의 사랑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저울은 그에게로 일방적으로 기울어져 있다.


만에 하나, 그와 잘 되어 연애를 시작했을 때도 큰 문제가 발생한다.

매번 불안해하거나, 연애 때마다 열렬히 사랑하는 내가 그와의 연애를 시작함에 있어,

더 열렬한 사랑을 하게 될 거라는 문제.



결국, 더 사랑하는 쪽이 지는 거야.


나를 사랑해 주는 남자는 나만 바라 봐준다. 내가 뭘 해도 예쁘게 바라봐준다.

내가 조금 덜 사랑해도, 사랑의 지속이 가능하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면, 내가 그를 바라봐야 한다. 내가 그에게 예뻐 보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가 많이 사랑하고, 사랑을 줘야 사랑의 지속이 가능하다.


철저하게 덜 사랑하는 쪽으로 저울은 기울어져 있다.

더 사랑하는 쪽은 공중에 떠서 위태롭게 사랑을 이어간다.


그리고, 관계 속에서 우리는 갑질과 을질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사랑을 하는 이유


내가 더 사랑하든, 그가 더 사랑하든,

내가 갑이든, 그가 갑이든,

결국 사랑을 하는 이유는, 사랑에 빠지면 삶이 동화처럼 변하는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어떤 악몽을 꾸고 있든, 사랑을 하게 되면,

악몽은 사라지고, 아름다운 동화가 펼쳐진다.

사랑의 본질적인 힘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한평생 사랑을 하고, 사랑에 죽고 못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남들이 다 못생겼다고 해도, 내 눈에 사랑스러워 보이는 매직!

삶이 힘들어도, 그가 있으면 웃게 되는 매직!

텁텁한 마음에 '쿵쾅쿵쾅'이라는 큰 울림을 만들어내는 '힘'


이것이 진짜 사랑을 하는 이유이자, 사랑이 가진 힘이다.




여전히 사랑이란 감정이 만들어내는 '변동'이 버겁고, 힘들지만,

그래도, 할 수밖에 없다.

다시 한번, 마법에 빠지고 싶으니까...


이것이 내가 말하는 사랑이 가진 힘이자. 사랑을 해야 하는 이유다.


shall we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