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그리움과 시린 신앙의 여백

by 캔디의 여백

​알려드립니다.
이 글은 작은 안내와 함께 시작하려 합니다. 먼저 조용히 말씀드리면,
그동안 네 개의 매거진으로 나누어 쓰던 글들을 이제 두 권의 브런치북으로 통합하여 새롭게 시작합니다.
'그리움과 시린 신앙의 여백' 그리고 '일상과 숨쉬는 여백'이라는 이름 아래 더욱 깊고 정직한 문장으로 다가가겠습니다.


​나는 오래도록 그리움을 따뜻한 감정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보고 싶은 마음, 돌아가고 싶은 마음, 한때 좋았던 시간을 천천히 꺼내 보는 마음 같은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살아 보니, 어떤 그리움은 따뜻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차갑고 시렸습니다. 손을 대면 얼얼하고, 덮었다고 생각했는데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시 살아나는 통증에 가까웠습니다.
​사람이 그리운 날도 있었고, 사람이 가장 아픈 날도 있었습니다.
교회가 그리운 날도 있었고, 교회라는 이름만 들어도 마음이 굳어지던 날도 있었습니다. 기도를 쉬고 싶었던 날도 있었지만, 끝내 하나님을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제 그리움을 예쁘게만 쓰지 않으려 합니다. 서러움을 서둘러 교훈으로 바꾸지도 않으려 합니다.
아픈 것을 곧바로 은혜라는 말로 덮어 버리지도 않으려 합니다. 이 방에서는 내 안에 남아 있는 것들을 '있는 그대로' 두어 보려 합니다.

​시린 감정은 시린 감정대로, 믿음의 흔들림은 흔들림대로, 작게 다시 살아나는 은혜는 그 은혜대로 기록하겠습니다.

이 글들은 누구의 이야기를 대신 정리한 글이 아니라, 내가 지나온 시간과 상처, 그리움과 믿음의 흔적을 바탕으로 쓴 나만의 '경험'의 기록입니다.

잘 보이기 위해 꾸미기보다, 내가 겪은 만큼만 '정직'하게 쓰겠습니다.
때로는 서툴고, 때로는 거칠더라도 내 문장을 속이지 않겠습니다.

어떤 글은 떠난 자리들을 오래 바라보는 기록이 될 것입니다. 어떤 글은 신앙의 이름으로 겪은 상처를 지나며 쓰는 성찰이 될 것입니다. 어떤 글은 끝났다고 생각한 자리에서 다시 피어나는 회복의 조용한 증언이 될 것입니다.

​나는 완성된 사람의 말로 쓰지 못합니다. 여전히 흔들리고, 때로는 서럽고, 자주 늦게 깨닫는 사람의 문장으로 쓸 뿐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믿고 싶습니다.
끝내 남는 그리움도, 끝내 버리지 못한 믿음도, 하나님 앞에서는 헛되지 않다는 것을요. 이곳에 남길 글들은 정답이라기보다 흔적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그 흔적들 속에서, 누군가 자기 '마음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나 역시 그러기를 바라며 씁니다.
​시린 계절을 지나며, 나는 믿음의 여백을 배웁니다.
그리고 그 여백에서, 다시 살아갈 '숨'을 배웁니다.



조심스럽지만, 지금까지 네 가지 갈래로 나누어 제 마음을 시작해 전해왔습니다. 이제는 그 흩어진 조각들을 두 개의 큰 물줄기로 모아보려 합니다. 이곳에는 제가 여러 해에 걸쳐 겪었던 그리움과 서러움, 그리고 쉽게 덮을 수 없는 신앙의 상처와 성찰을 담겠습니다. 아픈 자백과 늦게 오는 은혜를, 가능한 한 정직한 문장으로 기록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