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진 이름, 늦은 안부 [그리움 2]
부고 앞에서 4·4의 짧은 호흡으로, 가버린 벗에게 바칩니다.
수십년을 알고지낸
보고싶은 내친구야
몇해동안 소식끊겨
무슨일이 생겼을까
걱정되어 묻고싶어
몇번이고 망설였지
속상한맘 쌓였지만
무탈하길 빌었었지
바쁘겠지 믿었었고
잘살겠지 여겼었지
언젠가는 만나겠지
가벼운맘 먹었었고
내마음을 달랬었다
강남살던 멋진친구
회사에서 인정받고
장교로도 지낸너를
누가쉽게 꺾겠느냐
부럽기도 했었단다
그러다가 들은소식
부고되어 올줄이야
전화한통 받던순간
속상하고 기가막혀
내가슴이 멎었구나
머리좋고 건강했던
너였는데 치매라니
그말앞에 무너지는
내가슴이 서럽구나
장례식장 오라하니
한참동안 멍했었다
어쩔줄을 모르다가
끝내울고 말았구나
기억들이 지워지고
이름조차 흐려질때
너는홀로 무엇하며
어떤밤을 견뎠을까
내친구가 아팠다니
몇년동안 치매앓고
요양병원 지내다가
하늘나라 가버렸어
그총명한 네가정말
기억마저 지웠다면
얼마나더 서러웠니
야속하다 빠른세월
속상하다 요양병원
멋진사람 내친구야
반듯하고 당당했던
너였는데 어쩌다가
몇년동안 병과함께
그긴날을 버텼느냐
마음한켠 시려와서
내마음이 아프구나
울어버린 내마음을
억지로만 붙들었다
병실안의 시린바람
혼자누워 버텼겠지
가늘어진 숨을쉬며
창밖바람 듣는동안
얼마나더 무너졌니
병실홀로 힘들었지
너무나도 아팠었니
오죽하면 일년만에
버티지를 못하고서
먼하늘로 떠났구나
자존심도 깎였겠지
반듯했던 네삶마저
가루처럼 부서지며
눈물삼켜 누웠겠지
처자식은 어쩌라고
그나이에 먼저갔니
그나이에 벌써가면
남은사람 어쩌라고
여든까지 살아줘야
우리한번 더만나지
소주한잔 앞에두고
옛날얘기 했을텐데
스무살의 그여름날
시골개천 물가에서
투망던져 고기잡던
너의웃음 선하구나
어죽한솥 끓여놓고
술한잔한 그밤들이
세상근심 잊은채로
밤깊도록 앉았었지
그시절의 내친구야
이젠다시 못올거라
생각하니 목이맨다
그착하던 네눈웃음
그순하던 네말투가
오늘따라 선명해서
서럽기가 더해간다
나이들어 다시봐도
좋았을벗 내친구야
먹고사는 생활고에
내삶조차 버거웠고
사는일이 힘겨워서
하루하루 견디느라
너를조금 잊었구나
미안하다 내친구야
너무나도 친했었고
몇안되던 벗이었고
정이깊던 친구였어
세월앞에 밀린안부
살아있을 그때한번
못한것이 사무친다
안부한번 못물었고
미안하단 말못했네
늦은후회 밀려와서
내가슴을 후벼판다
못다전한 이내마음
눈물되어 흐르누나
보고싶다 내친구야
그립고도 아프구나
몇날며칠 네생각에
숨막히듯 울었구나
수십년의 세월들은
그렇게도 무심했다
살아내는 사람속에
말도없이 흘렀구나
흐려지는 기억너머
내얼굴도 있었을까
부르다가 울음되고
부고앞에 나는섰다
불러봐도 대답없고
하늘만이 멀리있다
이제부턴 아픔없는
하늘에서 쉬어가라
잊음없는 그곳에서
평안하게 머물러라
무너짐도 서러움도
모두놓고 편히쉬렴
먼저가서 기다리면
언젠가는 나도가서
그때가서 못한인사
미안했다 말할거야
남은날들 살아가며
가슴한켠 새겨놓고
오래도록 기억할게
내친구야 이젠안녕
잘가시게 내친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