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짝사랑이었는데, 워낙 얼굴에 '나 너 좋아하네'가 다 드러나는 성격이라 금방 외사랑이 돼버리곤 했어요.
마음을 접을 때마다 매번 100년의 사랑처럼 마음이 아프고, 동서양 넘나들며 슬픈 노래는 다 들었죠. 날씨가 맑으면 나는 이렇게 괴로운데 날은 왜 이리 좋은가 하고 화가나고, 비 오면 마침 더 슬프고, 바람이 불면 소설 "폭풍의 언덕" 의 히드클리프 마냥 헤매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혼자 시작하고 혼자 끝내면서 비련의 주인공인 듯 몰입하여 슬퍼했던 것 같습니다.
근데 저만 그럴 수도 있는데, 돌아보면 짝사랑했던 제 모습들이 귀엽더라고요. 풋풋한 추억들이 돼버린 것 같아요. "너는 도대체 그 아이를 왜 좋아한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