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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현 Sep 21. 2022

도도의 인생마법

문득 서러운 날

아주 어릴 때부터 아무 일도 없는데, 슬픈 날이 있었던 것 같아요.

 때론 존재 자체가 버거웠던 것 같기도 하고, 제게 주어진 환경이나 스스로의 자질로는 제가 꿈꾸는 삶을 살지 못할 것 같았고, 결국 모든 걸 망치고 실패하고 말거라는 생각의 파편들이 우주에 떠도는 소행성들처럼 젊은 시절 내내 함께 했던 것 같아요. 

 문득 아무 일 없이 갑자기 서러워지면, 일부러 친구들을 만나고, 더 시끄럽게 보내곤 했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시끌벅적 보내고 집에 들어온 밤이면 더 슬퍼지더라고요.

 그래서 이제는 문득 또 그런 날이 오면 그냥 슬퍼합니다. 그리고 제 외로운 슬픔과 함께 해줍니다. 슬프면 슬퍼하고 눈물이 나면 울기도 하고요. 자꾸 참아서 저의 작은 슬픔 이 외로워지지 않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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