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 고등학교 시절에 베스트셀러였던 걸로 기억해요. 책 주인공인 갈매기 조나단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 낮게 비행을 하는 다른 갈매기들과는 달리 비행이라는 것 자체를 추구하는 갈매기예요. 높이 올라 기류를 거스르며 활강하는, 날고 있다는 것 자체에 삶에 의미 부여를 하는 갈매기죠.
저는 이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먹이를 찾기 위해 비행을 하는 다른 갈매기들은 평범하거나 또는 시야가 좁은 개체들로 이야기되는 것도 맘에 들지 않았었고요. 가장 높이 날아서 왜 가장 멀리 봐야 하는가도 의문이었습니다.
근데 요즘은 이 책 생각이 문득문득 납니다. 오십이 넘어 생전 처음 해보는 일들에 도전하면서, 멀리 볼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삶의 지평을 넓히고, 내 스스로에게 다른 기회들을 줄 수 있고, 지금의 삶을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시야와 시각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만약 내 청춘의 그 지치던 하루하루가 없었다면, 한 단계 한 단계 더 높이 오르기 위해 힘겹게 버티던 그날들이 없었다면 더 먼~ 세상, 더 넓은 세상을 보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 세상들을 한번 보게 되면 눈을 감아도 보이게 되고, 결국 도전과 모험이라는 새로운 여정을 다시 떠날 수 있는 힘이 되어주고, 더 많은 세상들의 가치들을 이해하게 되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