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천천히
시장을 보고 난 후 냉장고에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고 분주하다. 많은 양의 재료들을 냉장, 냉동할 것을 분리, 날짜에 따라 빨리 먹어야 할 것 그러지 않을 것을 구분해 놓아야 한다.
이렇게 정신없다 보니, 금방 만들어져 가져온 육개장을 엎어버렸다. 냉장고 주변은 육개장 재료들과 고춧물과 뒤엉켜 바닥에 흥건하다. 뚜껑이 도중에 열린 것을 몰랐던 것이다.
정말 난감했다. 치우는 것이 망막하기만 했다. 냉장고 주변이라 밑바닥까지 들어갔다.
양말도 적고 냉장고 주변을 닦아내느라 많은 수건, 걸레가 필요했다. 나 자신에게 많이 화가 났고 이런 나를 책망하며 닦아냈다.
육개장 뚜껑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은 그전에 내 마음속에는 분노가 있었다.
화가 난 마음 상태는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분노, 화가 남은 현실에 지금 여기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같다. 또한 감정의 억압은 분주함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해결방법을 떠나 지금 내가 정신적으로 “힘들구나, 화가 났구나” 알아차리며 온전히 지금 여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꾸준한 마음 훈련이 필요한 듯하다.
“분주하지 말자. 천천히 서두르지 말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오늘 하루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