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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계영배 Nov 28. 2024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76

미친 긍정

Sameer Kulavoor (India,1983)

Goni, from the series 'This is Not Still Life',   (2019)
Acrylic on Canvas
36 x 24inches



미친 긍정







유튜브를

보던 중





어느 택배 상하차 알바생이

올린 쇼츠가





내 눈길을 끈다





일하는 센터에  

 물량처리로 유명한

형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서울대, 대기업 출신이나

창업 실패로





생활비를 벌고

있었던 것





그러나 문제는

누가 봐도 과도하게

열심을 다하는 였는데





왜 이 단순노동에 이리도

과몰입을 하는지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





"대기업 고액연봉자가 하는 일도

해보니 크게 대단할 것 없었다"





"결국 무슨 일을 하는지와 상관없이"





"그저

일을 대하는 태도가 진심이라면"





"그 사람은 어디서든 제 빛을 내는 인간으로

빚어기 마련이고"





"그 원리를 이곳에서도 적용중일뿐"라고









글에 집중하기 위해





쓸모증명용

영어 과외도 그만둔 첫날





글을 쓰려고 상황을 만들었으나





간만 생긴 여유에 집안일은

왜 이리 눈에 띄는지





죙일

정신없이 해대고는





'나 이러려고 과외 그만둔 건 아닌데....'





순간 온 현타에





어느새 흠뻑 젖은 앞치마를

벗어놓고 풀썩 앉았는데





'어쩌면 그간 내가 하는 일을 무시했던 건

남편이 아니라 내가 아니었을까?'





아무도 뭐라 않는데

저 혼자





"내가 집에서

솥뚜껑 운전이나 하고 있을 사람이 아니"라며





좋아 보이는

각종 직업들을 찾아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눈에 불을 켜고 헤매었던 건 아닌지





문득 "7년의 밤"으로 유명한 소설가

"정유정"님이 한 인터뷰가 생각난다





"작가가 되기까지

11번을 떨어지고 6년을 버텼어요."





난 그저 여염집 아낙에 범부이니

6년 이상이겠지





그렇담





일단





'오래 버티려면

재미가 있어야 하고'





'재미를 붙이려면

내게 의미가 있어야 한다'





용수철처럼 일어난 나는





숨 막힐 듯 아찔하게

미끄러지는 거실바닥과





 제대한 듯

칼각인 침대정리





심혈을 기울여보는데





"내 일의 의미는 내가 붙이기 나름인 것"





렌즈를 바꿔 끼고

청소도구를 다시 든다





세상

내 눈에도 광이 난다






Disney's Frozen "Let It Go" Sequence Performed by Idina Menz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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