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3일 차

〈을지로 한복판에서 진짜 이별하다〉

by 강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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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파도에 갔다.

내 마음이 파도 같았던 날.


자정이 다 되어갈 즈음,

택시를 잡는데

도무지 잡히질 않는다.


심지어

빗방울이,

툭. 떨어졌다.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은데

막막했다.


그 순간, 떠오른 건

포돌이뿐이었다.



걸까? 말까?


안 돼.

택시 오겠지.


… 안 온다.


걸까? 말까?


안 돼.


아무리 돈을 올려도

택시는 잡히지 않았다.


텅 빈 도시에서

미아가 된 기분이랄까.


결국, 걸었다.


(전화를 받을 수 없어…)



헐… 거절이다.

안 받는 것도 아니고, 거절.


말이 돼?


혹시 못 받는 상황일 수도 있으니까

톡을 보냈다.


“도움이 필요한데…”


(바로 답이 온다.)

“뭔데?”


하필 또 그때

택시가 왔다.


(하.. 딱 1분만 더 참을걸…)


다시 톡을 보냈다.


“아! 해결~”

“그래.”


그리고 포돌이는

다시 연락이 없었다.


평상시라면,

무슨 일이냐며 바로 전화했을 텐데.


아니지,

평상시라면 전화를 받았겠지.



전화를 거는 순간

이미 마음 어딘가에선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예감을

조용히 품고 있었다.


그럼에도 전화를 거는 건

그래도 혹시나 싶어

한 번 더 믿어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리고 거절당한 순간,

내가 사랑한 사람이 그럴 수 있다는 사실.

그게 또 한 번의 상처로 남는다.


(혼자 기대하고 혼자 상처받는

일명 ‘또라이 심리‘라고 한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뭔데?”라고 물었고

택시는 왔고 해결되었다.


그런데 포돌이 전화 거절이

또 한 번의 이별처럼 느껴졌다.


그날, 을지로 한복판에서

비 오는 골목과

파도 같은 마음 사이에서

나는 조용히

진짜 이별을 했다.


(나 혼자 을지로 한복판에서 영화 찍었다.)



이별은 꼭

크고 거창한 사건으로 오는 게 아니다.


단지,

도움이 필요했던 그 순간

그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 하나로도

사랑은 끝나기도 한다.



그렇게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이별의 상처를

떠들어대고 있었는데,


함께했던 분이 말했다.


“야, 내 남편은

내 전화 10 통도 안 받았어.”

“포돌이는 그래도

‘뭔데?’라고 바로 답했잖아.”



바로 전화가 왔어야죠.

그렇다.

난 포돌이 전화를 기다린 거였다.



이너마더의 회피형 연애 꿀팁


카톡에 즉각 반응했다면

그건 회피형 기준,

최상급 반응이야.


맘에 없는 사람?

카톡도 안 읽는다.

그냥, 안읽씹이야.


전화 거절은,

“나, 아직 화났어.”란 뜻이야.


그런데 그 한마디,

“뭔데?”는

그 사람 나름의 방식으로 건넨

관심의 표현이야.


그러니까,

오늘도 걱정 말고 자.


다음화 예고


마라톤 준비해야 하는데

러닝화는 포돌이 차 트렁크에…

‘그냥 다시 살까?’

‘찾으러 갈까?’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직도 2화가 시작 안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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