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한복판에서 진짜 이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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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파도에 갔다.
내 마음이 파도 같았던 날.
자정이 다 되어갈 즈음,
택시를 잡는데
도무지 잡히질 않는다.
심지어
빗방울이,
툭. 떨어졌다.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은데
막막했다.
그 순간, 떠오른 건
포돌이뿐이었다.
⸻
걸까? 말까?
안 돼.
택시 오겠지.
… 안 온다.
걸까? 말까?
안 돼.
아무리 돈을 올려도
택시는 잡히지 않았다.
텅 빈 도시에서
미아가 된 기분이랄까.
결국, 걸었다.
(전화를 받을 수 없어…)
⸻
헐… 거절이다.
안 받는 것도 아니고, 거절.
말이 돼?
혹시 못 받는 상황일 수도 있으니까
톡을 보냈다.
“도움이 필요한데…”
(바로 답이 온다.)
“뭔데?”
하필 또 그때
택시가 왔다.
(하.. 딱 1분만 더 참을걸…)
다시 톡을 보냈다.
“아! 해결~”
“그래.”
그리고 포돌이는
다시 연락이 없었다.
평상시라면,
무슨 일이냐며 바로 전화했을 텐데.
아니지,
평상시라면 전화를 받았겠지.
⸻
전화를 거는 순간
이미 마음 어딘가에선
받지 않을 수도 있다는 예감을
조용히 품고 있었다.
그럼에도 전화를 거는 건
그래도 혹시나 싶어
한 번 더 믿어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
그리고 거절당한 순간,
내가 사랑한 사람이 그럴 수 있다는 사실.
그게 또 한 번의 상처로 남는다.
(혼자 기대하고 혼자 상처받는
일명 ‘또라이 심리‘라고 한다.)
⸻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뭔데?”라고 물었고
택시는 왔고 해결되었다.
그런데 포돌이 전화 거절이
또 한 번의 이별처럼 느껴졌다.
그날, 을지로 한복판에서
비 오는 골목과
파도 같은 마음 사이에서
나는 조용히
진짜 이별을 했다.
(나 혼자 을지로 한복판에서 영화 찍었다.)
⸻
이별은 꼭
크고 거창한 사건으로 오는 게 아니다.
단지,
도움이 필요했던 그 순간
그 사람이 없었다는 사실 하나로도
사랑은 끝나기도 한다.
⸻
그렇게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이별의 상처를
떠들어대고 있었는데,
함께했던 분이 말했다.
“야, 내 남편은
내 전화 10 통도 안 받았어.”
“포돌이는 그래도
‘뭔데?’라고 바로 답했잖아.”
…
바로 전화가 왔어야죠.
그렇다.
난 포돌이 전화를 기다린 거였다.
⸻
이너마더의 회피형 연애 꿀팁
카톡에 즉각 반응했다면
그건 회피형 기준,
최상급 반응이야.
맘에 없는 사람?
카톡도 안 읽는다.
그냥, 안읽씹이야.
전화 거절은,
“나, 아직 화났어.”란 뜻이야.
그런데 그 한마디,
“뭔데?”는
그 사람 나름의 방식으로 건넨
관심의 표현이야.
그러니까,
오늘도 걱정 말고 자.
다음화 예고
마라톤 준비해야 하는데
러닝화는 포돌이 차 트렁크에…
‘그냥 다시 살까?’
‘찾으러 갈까?’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직도 2화가 시작 안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