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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짝이는 별 Nov 27. 2023

집 3화-경매로 산 집(해외 송금)

   


딸은 해외로 나가기 직전 경매로 재개발 지역 조그마한 단독 주택을 낙찰 받았다. 경매 입찰전 그 곳의 집 시세를 알아보러 부동산을 들렸다. 집을 사러 왔다고 했더니 빌라를 권했다. 재개발 빌라는 단독보다 땅이 좁은데도 감정평가액이 높았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파트는 땅 위에 지어진다. 땅이 넓은 단독이 감정평가액이 높아야 한다. 중개사는 왜 빌라가 높아야 하는지 설명을 했다. 아직도 수긍이 가지 않는다.      


자식이 있어 세상을 넓게 본다. 혜안이 있어 넓게 보는게 아니라 여기저기 다니는 행동 반경이 넓어진다. 경매 법원을 처음 가봤다. 경매 받은 집은 부부가 이혼하며 남편 명의의 집에 아내가 압류를 걸고 재산 분할을 신청한 집이었다. 전세입자가 살고 있었다. 딸이 인터넷을 검색해 내용증명을 작성했다. 한 부는 세입자에게 보내고 한 부는 우체국에서 보관한다. 선물을 사들고 전세입자를 찾아가 만났다. 사로의 사정 이야기를 나누었다. 집 주인에게 화가 나 있었으나 우리는 법적 절차를 거쳤고 전세금은 무사히 다 받을 수 있을거라고 하니 협조적이었다. 수리할 곳이 많았다. 비가 오면 벽에 물이 줄줄 흘러 내리고 바닥까지 스며 들었다. 곰팡이 천지였다. 보이지 않게 임시방편으로 비닐을 두른채 살고 있었다. 세입자는 수리 안해 주어도 좋으니 계속 살게 해달라고 했다. 이대로 더 지내다간 집이 무너질거 같았다.      


경매 절차에 따라 은행 주민센터 법원등 딸은 서류를 준비하러 다녔다. 근처 맛집을 검색해 밥을 사주며 따라 다녔다.      

경매 법원 공무원은 민원인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일을 했다. 보통 창구는 민원인 대면하는 쪽을 바라보며 앉아 일을 보는데 경매 업무 직원은 옆으로 앉아 있었다. 나는 옆얼굴을 보게 된다. 서류를 내고 기다리는 동안 일에 대한 언급이 없어 끝났는지 안 끝난건지 도무지 알 수 가 없었다. 한참 후 끝났냐고 물으니 이 역시 쳐다보지도 않고 옆쪽으로 앉아 외면한 채 혼자 몇마디 중얼거리고 만다.     


세입자는 기존 전세금으로 이만한 집을 구할 수가 없다며 못내 아쉬워 했다. 명도 날짜를 정하고 아무 탈 없이 이사 나갔다. 남편은 주말이면 가서 벽 수리를 했다. 나는 육체 노동을 좋아한다. 주말 농장 할 때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었다. 피곤한줄도 몰랐다. 방도배를 나 혼자 했다. 남편과 같이하면 의견이 갈려 다투게 된다. 의자 놓고 천천히 벽지를 발랐다. 매일 가서 쓸고 닦았다. 작은 마당에 수도가 있어 시골 집 같아 좋았다. 시멘트로 벽을 빙 둘러 바르고 방수 처리까지 했다. 이 집 수리를 하면서 남편의 장점을 찾았다. 솜씨 좋은 금 손이었다. 꼼꼼하기까지 했다. 심 봤다. 그동안은 몰랐다. 술친구 찾아 노느라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깨끗이 수리를 한 후 전세를 놓았다.     


해외로 나간 딸에게서 연락이 왔다.      

“엄마, 그 집을 팔아주세요. 여기서 상가를 살거에요.”     

집을 파는데 필요한 위임장이 왔다. 거주지 관할 영사관에서 발급한 부동산 매도 위임장과 인감증명 발급 위임장이다. 등기부등본과 신분증 도장은 내가 가지고 있었다. 매도 위임장엔 대리인 인적 사항이 기재 되어 있다. 부동산을 통해 매매 계약을 했다.     

이 집을 매수한 사람은 집짓는 사람이었다. 재개발 되면 아파트를 아들에게 줄거라고 했다. 이렇게도 자녀에게 집을 주는구나.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허름한 집이라고 했더니 내가 집짓는 사람이니 걱정하지 마시라며 알아서 다 고치겠다고 했다. 이 집은 임자 제대로 만났다.     


잔금일 전 인감증명을 발급 받아야 한다. 위임장을 들고 주민센터에 갔다. 발급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다시 보니 위임장에 부동산 소재지 관할 세무서장의 확인란이 있었다. 인터넷을 검색했다. 매매 한 집의 양도세를 선납해야 한다고 나왔다. 이치에 맞지 않았다. 아직 잔금 전이다. 잔금까지 무사히 진행 된다는 보장은 없다. 홈텍스에 들어가 양도세 계산을 해보라고 딸에게 연락했다. 양도세 계산이 안된다고 했다. 잔금일이 지나야 계산이 된다는거다. 세무서에 가서 양도세 계산을 해달라고 했더니 세무사 사무실을 가라고 했다. 자기들은 세금 계산은 해주지 않는다고 했다. 황당했다. 부동산에 연락했다. 아는 세무사가 있으니 가보라고 했다. 상담료는 5만원이었다. 양도세는 잔금까지 다 치른후 홈텍스에서 계산하시고 그냥 세무서에 위임장을 가지고 가서 세무서장 확인 도장을 받으라고 했다. 다른 세금 이야기도 해주었다. 집을 팔려면 금년에 파는게 좋다. 내년 부터는 실거주 2년을 채우지 않으면 양도세가 중과된다고 일러주었다. 궁금한거 생기면 전화하라고 했다.      


위임장과 대리인 신분증 도장 매도자 신분증 도장 해외 거주 증명서를 가지고 세무서를 갔다. 세무서장 확인 도장을 받았다. 세무서장 확인 도장이 찍힌 위임장을 가지고 주민센터에서 매도용 인감증명을 발급 받았다. 매도용 인감증명엔 매수자 인적 사항이 기재 된다. 양도세를 잔금 전에 선납해야 한다는 인터넷 정보는 잘못된 정보였다. 해외 거주자는 국내 세금을 안내고 도망간다는 낭설 때문이었다. 잔금일이 되어 인감증명과 등기 원본을 넘기고 서로 기쁜 마음으로 덕담을 나누며 거래를 마쳤다. 매도 대금은 딸 통장으로 이체되었다는 확인을 받았다. 양도세는 딸이 국세청 홈텍스로 납부했다.      

     

 사고싶은 집 주인이 해외 거주자일 경우 행여 속을까봐 꺼리는 사람의 글이 부동산 카페에 올라온다. 집 등기등본을 떼어보고 집 명의자와 대리인 신분 확인 위임장 확인을 거치면 문제가 없다. 매매 대금은 반드시 등기등본에 있는 집 명의자에게 송금한다. 집 소유자와 영상통화를 하면 더 좋겠다. 매도자 대리인 할 일이 여러 가지로 수고롭지만 매수자는 국내 매도자와 같이 별 문제가 없다.     


이제 집 판 돈을 해외로 송금해야 한다.      

은행에 갔다. 세무서장 해외 송금 승인서를 받아오라고 했다.      

이건 또 무엇이란 말이지. 해외 송금액은 한도금액이 있었고 금액을 초과시 세무서장 승인서가 필요했다. 은행에서 일러준 서류는 물론 참고가 될성싶은 부동산 매매 계약서 그 집 전세 계약서 딸 통장 사본 세금 완납 증빙서등 관계된 건 다 챙겨가 접수했다. 자금 출처 증빙인셈이다. 처리기한은 9일 이내라고 써있었다. 9일 안에 연락을 준다고 했다. 세금 추징으로 문제가 있다는 연락이 왔다. 딸 카톡을 주고 직접 통화해보라고 했다. 세금 미납건은 없는데 추징금을 내야 송금이 될거니 협의해 볼거라고 했다. 추징금은 조정 되고 승인서를 받아왔다. 은행 업무 대리인 위임장이 왔다. 해외 송금 업무가 지정된 은행으로 가야한다. 딸이 은행 담당자에게 미리 연락을 해 두었다.     

부동산 매매 계약서와 양도세 납부 증명서가 필요하다. 송금하는 돈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 소유했던 부동산의 재산세등 세금 미납도 없어야 한다. 세금 완납 증명서도 인터넷으로 발급받아 이메일로 보내주었고 출력해 가져갔다. 부동산 소재지 관할 세무서장의 승인이 있었지만 은행에도 참고가 될만한 서류들을 다 챙겨갔다. 딸과 은행 담당 직원이 서로 이메일과 카톡을 주고 받으며 일을 진행했다. 한국은행의 승인도 받아야 해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괜찮으니 천천히 하시라고 했다. 해외 송금업무는 한나절이 걸렸다.      


상가를 샀다며 사진이 왔다.      


“엄마 아빠, 여기 오시면 우리 가게에 가서 음식을 대접할게요.”     


비싸더라도 다운타운 내의 가게를 사라고 했다. 근처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있으면 더 좋다. 그런 곳을 샀다. 어떻게 금싸라기 같은 가게를 샀냐고 지인들이 부러워 하는곳이라고 했다. 딸은 상가 보는 눈이 있다. 나중에 가게를 운영하고 싶은 꿈도 있다. 장흥 고깃집을 간 적이 있다. 쉴새 없이 바쁘게 손님을 실어나르는 봉고차는 누가 운전하는지 고깃집 주방 사정도 살피고 파악했다. 언젠가는 장사로 큰 성공을 이루리라 믿는다.

앞니 빠진 이 아이는 자라서......내 눈물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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