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아빠 있어

by 래미

“아빠는?”

이 질문 앞에서 늘 머뭇거리던 나였지만

이젠 누구보다 당당했다.

“아빠 퇴근하고 같이 놀러가기로 했어“

아빠는 이제 나의 자랑이었다.


사실 새아빠였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아빠’라는 말 하나만으로도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도는 기분이었다.


엄마는 뭐든 귀찮아했지만

아빠는 뭐든 먼저 물어봐줬다.


“나 놀이공원 싫어, 무섭고 피곤해”

늘 엄마의 단골 멘트였던 그 말을 뒤로하고

아빠는 두 팔 걷고 말했다.

“우리 뭐 탈까? 바이킹? 회전목마? 둘 다 타자!”


엄마는 항상

“그냥 집에서 밥 먹자…”

라고 귀찮듯이 말했지만,

아빠는 언제나

“오늘 뭐 먹고 싶어?”

그 한마디가 얼마나 설렜는지 모른다.


지루해서 영화관은 절대 안 가주던 엄마와 달리

“이번 주 개봉한 거 보러 갈까?”

팝콘까지 사서 손에 꼭 쥐여주는 아빠는

그야말로 슈퍼맨이었다.


새아빠, 영어로 하면 New Daddy.

반짝반짝 새로운 신발을 산 것처럼

최신 아빠를 가진 나는

의기양양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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