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바꾸면 안 돼?”
내 물음에 엄마는 단호했다.
“그런 거 없어. 그냥 바꾸는 거야.”
계란으로 바위를 친 듯,
견고한 벽 앞에 더는 항의할 힘이 없었다.
더 말해봤자, 내 입만 아플 뿐이었다.
그날 이후 머릿속은 온통 같은 질문으로 가득했다.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친구들이 날 뭐라고 생각할까?
정에서 허.
비슷한 점이라곤 하나도 없는 두 성.
곧 죽어도 “새아빠 성으로 바꾼 거야”라는 말은 못 하겠다.
그럼 뭐라고 하지?
엄마 성으로 옮겼다고 할까?
아니면 그냥 허가 더 예뻐서?
책상에 앉아 하루 종일 머리를 굴려봤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냥 사실대로 얘기하면 되잖아.”
옆에서 오빠가 툭 던진 말.
그 말이 더 버겁게 다가왔다.
사실이 두려웠다.
이혼 자녀라는 사실.
내가 좋아하는 지금의 아빠가
진짜 아빠는 아니라는 사실.
사람들이 그걸 알게 되면
나를 다르게 보지 않을까?
나를 불쌍하게 여기지 않을까?
그 두려움이 목 끝에 걸려 말을 막았다.
차라리 태어날 때부터 허라는 성을 달고 태어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무 설명도, 변명도 필요 없었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