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교양 있는 아줌마 Nov 24. 2022

다른사람을 통해 나를 들여다본다.

다른 사람들을 관심법으로 평가하고자 하는게 아니다.

다른 사람들을 보고 위안삼으려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서 나의 모습들이 보일 때

'아, 나의 이런 모습들이 다른사람에게는 이렇게 느껴지겠구나.하고 거울치료를 하게 만든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최근에 피부관리실에 가게 되었다.

원장님은 행동이 빠름빠름이셨고, 쉼없이 일을 하고 계셨다.

나는 기회비용을 제하고, 큰 마음을 먹고 간 곳이었다.

관리받고 싶은 마음, 육아로부터 벗어나 보상받고 싶은 마음, 차분하게 릴렉스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베드에 눕자마자 나의 이 기대들은 다 무너졌다.

원장님은 나의 얼굴을 빠른 손으로 강하게 터치터치 하셨고, 쓕쓕쓕 거칠게 다루셨다.

쭈뼛쭈뼛 살살해달라고 했지만, "원래 이렇게 해야 해요~. 그래야 붓기도 잘빠져요~"라며

자신의 의견만을 피력하셨다. 

엥. 나는 내가 서비스 받고자 온 곳인데 왜 내 의견을 무시하시지?라는 생각과 함께

좀 더 버텨봤다. 그 때 어딘가에서 7080 노래가 흘러나왔다.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캬바레가 있다면 이런 느낌이 들까?.....

그런데 이 원장님이 설렁설렁하지시는 않았다. 

정말 열. 심. 히. 움직이면서 순서에 맞춰 본인이 해야 하는 일은 다 하셨다.

어떠냐고 물으시면서 연달아 자신이 쉬는 날도 없이 이렇게 관리실 운영을 하고 있으며 너무 힘들다.

라며 불쑥 관리실 피알인지 개인 상담인지 모를 말씀들을 하셨다.

우리가 보통 관리실을 찾는다면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자 함일 것이다.

육아에 지쳐, 일에 지쳐, 나는 솔직히 말 없이 조용한 분위기에서 내가 낸 돈만큼의 서비스를 받고 싶다.

이러한 이유로 들른 관리실은 내 생각과 너무 달랐다.

그 원장님의 행동을 보니 그 안에 나의 모습이 비춰졌다.

원장님은 쉬는 날 없이 일해서 피곤하고, 내가 보아도 열심히 하시니 심신이 지쳐보이셨다.

나는 이러한 생각이 뒤이어 들었다.

관리실에서 우리가 기대한 목적이 있으니 그러한 분위기를 조성을 해주는 게 중요한데 원장님은

본인만의 마사지 스타일을 뻑뻑 강요하며 자신이 듣기 위한 노래를 틀어놓았다.

세게, 빠르게 마사지를 받고 있자니 내 몸이 이완이 되는 것이 아니라 긴장감에 더 굳어갔다.

여기서부터는 내 생각과 느낌이 더 들어갔다.

힘들다. 힘들다. 하지 말고, 손님 스케줄을 조정을 하던지 손님 수가 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일주일에 두번정도는 본인을 위해 쉬는 날을 만들어서 리프레쉬를 하는 게 어떨까.

그럼 원장님 표정과 피부가 좋아지면 더 사람들이 오지 않을까?

본인 성격이 급하다고 해도 일적인 부분에서는 좀 부드럽고 차분해져야 하는 거 아닐까?

나는 손님으로서 원장님의 손길과 움직이는 소리에서 다급함을 많이 느꼈다.

또, 자기만의 생각과 스타일을 고집하지 말고, 어찌되었건 이것 또한 자영업이니 더 많은 손님을 

받기 위한 시장전략(부드러운 손길, 조용한 클래식 음악 등)이 필요한데 그것에 대한 생각은 없고,

무조건 본인이 이렇게 운영하는게 힘들다고 토로하니 좀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아차 싶었다.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나도 누가 나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강요한 적은 없는데, 늘 힘들다는 말을 달고 사는데

열심히 살고 있다는 자기위안으로 사는 것은 아닐까.

나 또한 성격이 한 급함하는데 저런 조급함이 다른 사람들 마음까지 급하게 만들어 불편하게 하는 건

아닐까.

'힘들다 힘들다.' 말만 하고, 힘든 부분을 효율적으로 고칠 생각은 안해 봤을까.

곰곰히 생각해보건데 육아가 힘든 부분 중 하나는,

현관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된 나의 저녁 일거리이다.

아이들이 널부러뜨린 마스크 주워서 쓰레기통에 넣기, 겉옷 제자리에 걸기, 아이들 가방 정리,

급한 마음에 서두르며 하는 저녁준비, 저녁뒷정리, 아이들이 먹은 과자 봉지와 주변 뒷정리,

밥먹고 꼭 주는 과일깎고 먹여주기, 이닦여주기, 빨래 널고 개기, 내일 입을 옷준비하기 등등이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을 스트레스 받아가며 뭐든 내 손으로 다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습관을 잡아주지 않고, 잔소리 공격만 가한다.

'너네는 이것도 안한다~저것도 안한다~. 엄마 혼자 다 하니까 힘들지 않냐'

참 주둥이만 살았다. 그러면서 엄마 일하고 와서 힘들다 찡찡.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맡기면 될 일인데 말이다. 

아니면 쿨하게 감수하고 묵묵히 하면 될텐데, 참 부끄러운 간장종지 엄마다. 증말.으이그.

작가의 이전글 내가 남편에게 화가 나는 이유 - 새로운 관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