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교양 있는 아줌마
Nov 28. 2022
신념이란 굳은 믿음이다.
가끔은 이런 굳건한 믿음으로 인해 낭패를 보기도 한다.
내가 절대적으로 맞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었음을 깨닫기도 한다.
부정적인 마음이 들었던 상황을 떠올려보면,
세트로 나의 비합리적 신념이
함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플러스 일이랄까.
나는 무언가 내 마음대로 일이 풀리지 않거나 내 생각대로 시간이 흘러가지 않는 것,
즉, 일상에서 돌발적인 상황이 생겼을 때 그것을 기분좋게 혹은 인생의 섭리라고
생각하며 편안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 순간 앞뒤 재지 않고 짜증이 팍 난다.
아니, 왜, 갑자기, 응? 이런 생각이 드는 것과 동시에 신경이 곤두선다.
이런 요상한 생각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는 것은
수면 아래 저 깊은 곳에
나의 비합리적 신념이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다.
이 순간의 나의 비합리적 신념은
'나에게는 절대 나쁜 일, 혹은 나의 뜻과 반대 되는 일이 일어날 수는 없어.' 이다.
또 다르게 표현한다면 '모든 일은 내 마음대로 흘러가야 해.'
지극히 자기 중심적인 사고라서 부끄럽고 말도 안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그런 믿음이 있다.
또한, 나를 도와주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밉다.
일례로, 남편이 가정일에서 나와 협업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에 나는 적정치 보다 더 큰 분노를 느낀다.
그 이면에는 나의 비합리적 신념인
'나에게 중요한 모든 사람들은 나를 잘 도와주고 인정해줘야 해.' 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아이들이 싸우거나 힘들게 할 때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비합리적 신념이 작동하여 나는 더 큰 화를 느낀다.
그냥 스무스하게 넘어가도 되는 상황인데
의아스럽게 더 크게 반응을 한다거나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행동을 하거나 감정을 표현할 때는
자신만의 비합리적인 신념이 발동한 것이다.
사람이 지닌 생각에 따라 감정과 행동이 뒤따른다.
이는 심리학에서의 다양한 관점 중에 하나인데 사람의 감정과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어떤 상황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는 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상황을 겪더라도 어떤 사람은 생각, 신념, 관점에 따라 이렇게 반응하고,
다른 사람은 마찬가지로 본인의 생각, 신념, 관점에 따라 저렇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이 때 올바른 생각과 신념, 관점으로 상황을 해석한다면 올바른 행동이 나올테지만
어떠한 부분에서 비합리적 신념을 가지고 있으면 행동의 결과 또한 어긋날 것이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떠한 사람이 나에 대해 오해를 했을 때 나의 반응은 치명적이다.
"아니, 세상에 나를 도대체 뭘로 보는거지?
혹시 저 사람 말고도 다른 사람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니야?"
라며 안절부절일 것이다.
그러고나서 다른 사람들이 날 그렇게 생각한다는 또 다른 오해를 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더라도 소극적인 행동을 할 것이다.
이 때의 나의 비합리적 신념은 '모든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다.'이다.
사람이라면, 관계를 맺다보면, 오해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나도 다른 사람을 오해할 때도 있는데 왜 나는 오해 받으면 안되는 건가?
진정으로 모든 사람으로부터 이해 받고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내가 실체도 없는 비합리적 신념때문에 새로운 사람과 사귀지도 못하고
관계를 망쳐야 되는가?
어려운 숙제같은 말이지만,
특히 나에게는 남편과 아이들에 대한 생각을 바꾸기 위해 절실히 필요하다.
'남편은 늘 나를 도와줘야 하고, 내 생각에 맞춰줘야 해.'
'아이들은 엄마가 힘든 것을 생각해서 항상 엄마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해야 해.'
글자로 써놓고 보니 정말 낯간지러운 신념인데 왜 나는 상황 상황마다
비합리적인 신념임을 알아채지 못하고 냅다 썽질부터 낼까.
왜 꼭 늘, 항상, ~해야해. 이런식으로 틀에 박아 놓고 그대로 흘러가지 않을 경우에
내 생각에 맞추지 않은 타인을 지적질 하는 것일까.
신념은 내 몸의 일부인 팔다리처럼 붙어있는 거라 떼기는 어렵다.
생각을 고쳐먹어야 하는데 나이 먹고 그 일도 참 어렵다.
그럼에도 생각을 바꾸든, 그 상황에서의 반응 행동을 바꾸든,
뭐든 바꾸긴 해야 내 마음이 평온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