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형 인간, 변수형 인생의 첫 장
계획을 세우는 일은 늘 즐거웠다.
하루의 루틴을 짜고, 주 단위·월 단위 목표를 세우며 ‘완벽한 하루’를 그리곤 했다. 그러나 인생은 계획표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아이를 낳은 후부터는, 계획이 아닌 변수가 일상이 되었다.
아이들은 나를 혼란에 빠뜨렸고, 완벽을 향한 시도는 번번이 무너졌다.
방법을 몰랐던 나는 책을 붙잡았다.
수면 교육, 이유식, 발달 단계를 익히며 하루를 버텼다. 이어 책 육아를 시도했고, 엄마표 영어까지 손을 댔다. 그러나 책을 읽고 글을 쓸수록, 아이보다 내가 더 배워야 할 사람임을 깨달았다.
나는 전문가도, 엄친 엄마도 아니다.
때로는 친구 하나 없이 고군분투했고, 크고 작은 실패를 묵묵히 견뎌온 사람이다.
그런 날에도 책에 밑줄을 긋고, 그날의 마음을 기록했다.
그렇게 시간이 쌓이자, 문득 깨달았다. 읽고 쓰는 건 아이를 가르치기 위함이 아니라, 나를 다시 배우는 과정이었다.
육아는 늘 처음 같고, 실패는 예상보다 자주 따라왔다.
하지만 그 실패 속에서 나는 단단해지고 있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책과 아이에게서 배워가고 있다.
이 글은 그런 나의 작은 성장 기록이다. 루틴을 사랑하지만, 오늘도 루틴을 깨부수는 아이들과 함께 웃고, 좌절하고, 배우며 써 내려간 ‘계획형 인간, 변수형 인생’의 공부 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