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 일 없다는 눈빛
스쳐 지나가는 생각, 고민.
"... 시작점은 다 그런 눈빛. '넌 부족해'라고 말하는 것 같은 눈빛.
별 볼 일 없는 인간이 된 것 같은, 하찮은 인간이 된 것 같은 느낌.
우리를 지치고 병들게 했던 건 다 그런 눈빛들이었다.
자신의 사랑스러움을 발견하고자 달려 들었다가 자신의 볼품없음만 확인하고 돌아서는 반복적인 관계."
- 나의 해방일지 中 -
드라마의 나레이션을 들으며 생각했다.
한 사람을 별 볼 일 없이 보는 눈, 내 눈이 바로 그 눈이었고, 내 입이 바로 그 입이었을 것이라고.
내가 그들을 별 볼 일 없이 보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가장 나에게 실망하는 부분이자 가장 부끄러워 하는 부분, 그럼에도 쉽게 고치기 힘들어하는 부분.
순간적인 답변이 내 머리를 스쳤다.
'나조차도 날 별 볼 일 없이 보는데 무슨.'
아, 그게 정답이었나.
어쩌면 그들에게 제대로 다가가기 위해서는 나를 먼저 사랑해야 했다.
내가 어떤 모습이더라도 나만큼은 나를 외면하고 별 볼 일 없는 인간으로 보면 안 되었다.
그런 별 볼 일 없은 인간에 대한 바운더리를 애초에 만들면 안 되었다.
거울 속 나와 눈동자가 마주쳤다.
큰 눈에 비해 작은 눈동자. 사람의 감정이라고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매정한 눈동자.
낯설다.
내 앞의 이 사람이 그렇게 형편없는 인간이던가?
이야기의 주인공으로는 도저히 쓰일 수 없다며 고개를 젓게 되는, 그런 인간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