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벼랑 끝에 몰려 나를 구하려 칼을 들더라도
칼을 빼든 내 모습에 놀라 꿀꺽 삼켰다.
아무도 볼 수 없게, 깔깔 대는 웃음 속 티끌 하나 볼 수 없도록.
그리고, 옆에 앉은 오래간만의 동료도 그렇게 웃고 있었다.
밤이었고, 우리는 젊었고, 내일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있는 힘껏 더 크게 웃어보였다. 지금 이 순간 웃음소리만 들리도록.
너를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얇은 커튼이 바람에 살짝, 살짝 열리듯이 나도 거기서 볼 수 있었다.
우리 함께이지만 혼자 아파하는 것이 나를 슬프게 만들었는데,
위로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고 그렇게 가깝지도 않은 것 같아
또 가만히 같이 웃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