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활발한 E선생 봉사 일지
05화
실행
신고
라이킷
12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각선생
Sep 17. 2024
막걸리 한잔에 할아버지는 우셨다
올해 80세 생신을 맞이한 우리 어르신은
하얼빈이 고향
이라
고
하셨다.
젊
은 시절
서울로 넘어온 후론 쭉
엔지니어로 지내셨다고 한다.
손기술이 좋은 어르신의
집안 살림 곳곳에
는 짬바가 묻어나는
생활의 지혜를
많이
엿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나는 이게 마음에 든다.
전기장판에 이불패드가 밀려도
그러려니
불편함을 감수
했는데 이날
어르신 덕에 이런 꿀팁을 배웠다.
뿐만 아니라 현재 타고 다니신다는 오토바이도 직접 수리하신다니
그 연세에
참으로 대단하시다.
우리는
아
침에
연습
했
던
생신 축하 노래
를
불러드렸다.
분위기가 한껏 물오르자
내킨김에 요즘 내가 꽂힌 트로트 노래로 <막걸리 한잔>을
불러드리겠다니 어르신
께선
흔쾌히 박수로
내
흥을
더
돋워주셨다.
한곡
신명 나게
뽑고 나니
어째 분위기가 싸하다.
좀 전까지
만 해도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시던
어르신께서 갑자기 입을 다문 채
표정
이 굳어지셨다.
급기야
서럽게 우셨
다.
순간 우리는 당황했다.
"
내 노래에 감동하셨나?
솔직히 그 정도 실력까진
아닌데ᆢ
갑자기
왜 우시지,
잠시 뒤, 어르신은 조심스레 손주 이야기를
꺼내셨다
아마도
우리
또래일 거라
하셨
다.
어르신은
가족 생각이 나신 듯하다.
그 후로도 어르신은 대화 중간중간 자주 눈물을 훔치셨다.
원래 눈물이 많으신 건지, 지나온 세월이 어르신을 서럽게 만든 건지 모르겠지만 아기처럼 잘 우는 어르신을 뵈니 마음이 애잔하다.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한창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데 아침에 마포복지센터에서 만난 다른 봉사팀이
어르신댁을
방문
했다.
이 날이 명절을 앞둔 주말이라
선물을
전해
드리려고 오신 거 같
다.
오랜만에 집에
사람들로 북적이자 어르신의 기분도 덩달아 좋아 보이셨다.
우린
거나하게
생신 잔치를 마쳤으니
서둘러
어르신과
인사
하고
자리를 비켜드렸
다.
좀 전에 우시는 걸 봐서 그런가
어르신 혼자 쓸쓸한 배웅을 받았더라
면 나올 때
발길이 안 떨어질 텐데
또 다른 봉사팀에게 바통터치를 하고 후다닥 나오니
마음이 한결 편하
다.
앞으로
어르신의 얼굴에 눈물보단 웃음만 가득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keyword
생신
하얼빈
막걸리
Brunch Book
활발한 E선생 봉사 일지
03
활발한 E성향을 뽑습니다.
04
용두산아 용두산아 꽃피는 용두산아
05
막걸리 한잔에 할아버지는 우셨다
06
에디슨 할아버지
07
항상 열려있는 현관문
활발한 E선생 봉사 일지
각선생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13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