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일, 차인표 보다 잘생겼다는 아드님 자랑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기 시작한 우리 어르신은 말씀을
어찌나 재미있게 하시는지 일타 강사님 저리 가라다.
한눈에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는 집안 인테리어는 곳곳에 어르신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왕왕 살아있다.
마치 도살장 돼지 걸어놓듯 온갖 살림살이가 다 공중에 떠있다.
에디슨 집 가면 대략 이런 느낌일까?
살림 수납 법도 특이했지만 그보다 더 눈길을 사로잡은 건 영화 파묘에서나 볼법한 한문들이 집안 곳곳에 자리했다.
마치 김고은이 얼굴에 쓴거마냥 종이 한가득 빼곡히 채워진 그 양이 꽤 많았다.
처음엔 들어오자마자 점집인가 했을 정도니 말이다.
어르신은 원체 글 쓰는 것도 또 기록을 남기는 것도 좋아하시고 여러 방면으로 학식이 해박해 보이셨다.
특히 한문은 어르신께 과외받으면 3개월이면 초보도 문제없다는 자신감을 내비 칠 정도다
인정합니다!
특종세상 피디님이 만약 내 브런치 글을 보신다면 이 어르신 빨리 섭외요청 드리라고 하고 싶다.
매우 독보적이다.
어르신은 젊은 시절 삼청교육대도 다녀오셨는데 그때 후유증은 없으시냐고 여쭈니 다행히 한 달만 있다 풀려나셨다고 했다. 그 후로 학문은 잠시 접고 운전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데 집중하셨다 한다.
이 와중에 재미있는 장면 또 하나 건진다.
아니, 한문은 그렇게 어려운 것도 줄줄 외시면서 기계 이름은 외우기 힘드셨던지 한글로 크게 (지니야) 적어놓으셨다.
발견하자마자 웃음이 났다.
어르신께 전해드린 선물은 좀 달랐다.
고기가 들어간 반찬보단 라면, 3분 카레 같은 반찬이 섞였다.
알고 보니 복지관에 미안해서 어르신께서 일부러 저렴한 메뉴 위주로 부탁하셨다고 한다.
그래도 복지관에선 뜻을 잘 알아듣고 배추 겉절이랑 여러 가지 반찬들을 좀 더 챙기긴 하셨더라
역시 마포 노인복지센터는 센스가 있다. 복지사님들이 일을 참 잘해요~
특급 칭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