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받는 조건이 자퇴???
미드 DROPOUT은 22년에 디즈니+로 방영되었고 엘리자베스 홈즈와 테라노스 사건을 다룬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에서 DROPOUT은 여러 중의적인 의미를 보여 주고 있다.
첫 번째는 스탠포드대를 중퇴(DROPOUT)한 엘리자베스 홈즈의 상황,
두 번째는 단 한 방울의 피(DROP)를 채취(OUT)해서 질병을 진단하겠다는 홈즈의 키트,
마지막으로 홈즈와 테라노스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시장과 학계로부터 퇴출(DROPOUT)당하는 현실을 의미한다.
J일보에 DROPOUT관련 기사가 실렸다. 아래는 기사의 일부를 퍼왔다.
혁신의 산실이라는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대학 졸업장을 땄다면 당신은 이미 실패자”라는 농담이 있습니다.
테크 업계에서 성공한 사람 중 대학 중퇴자가 유독 많아 생긴 농담입니다.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크를 비롯해 래리 앨리슨 오러클 창업자, 에번 윌리엄스 트위터 공동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창업자 등이 대학을 중퇴하고 회사를 차려 성공한 인물들입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공동 창업자, 자율주행차의 핵심 센서인 라이다를 개발해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오스틴 러셀 루미나 창업자, 지난해 어도비에 200억달러에 인수된 디자인 툴 개발 업체 피그마의 딜런 필드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도 그렇습니다.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사기극이라는 테라노스 사건의 주인공 엘리자베스 홈스도 19세 때 스탠퍼드대 화학과를 자퇴하고 부모가 대학 등록금으로 모아둔 돈을 종잣돈 삼아 회사를 차렸습니다.
이 사건을 다룬 8부작 드라마 제목이 ‘Dropout’, 우리말로 ‘자퇴’입니다.
학벌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풍조 때문이라고는 해도, 대학을 자퇴해야 진정한 천재로 여겨주는 실리콘밸리의 자퇴 집착증은 유별난 데가 있습니다.
페이팔을 창업해 억만장자가 된 피터 틸은 재단을 세워 젊은 인재들에게 창업 지원금을 10만달러 지원하는데, 지원금 받는 조건이 당장 학교를 그만두는 것입니다.
최상위권 학생은 의대 가는 걸 당연시하는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자퇴라는 극단적 방법까진 가지 않더라도 미국의 똑똑한 학생들은 학벌이나 전공 면에서 한국 학생들보다 선택 폭이 훨씬 넓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지능지수(IQ) 최상위권 학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전공은 물리천문학, 수학과학, 철학, 소재공학, 경제학, 화학공학 순이었다고 합니다. 굳이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혹은 천문학이나 철학을 전공해도 먹고살 만한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게 지금의 실리콘밸리, 더 나아가 지금의 미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우리현실은 어떤지 궁금하다. 어려서부터 대학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고 우리 윗세대의 학구열은 치맛바람을 동반하며 유명한 학원이라면 줄을 서서 입학했고 8학군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었다. 현직에 있을때 런던에 출장 갔던 일이 있었다. 현지 교포와 이야기 하던 중 런던 외곽에 8학군(한국인 사이에서 부르는 마을 별칭)이라는 한국인 집단마을을 있고 그곳 주민들의 자녀를 위한 향학열은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나의 부모님은 아마 특출한 사업가보다는 평범하고 안정적인 월급쟁이을 더 선호해서 자퇴는 꿈도 못꾸었고 오로지 정상적인 졸업만 바라셨다. 그래서 나는 평생 월급쟁이로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