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챙이와 개구리

by 프로스윤

오늘 또 큰 일 하나를 해야 한다.

분수대에서 자라고 있는 올챙이를 잡아서 방생하는 일이다.

철쭉 언덕 아래 큰 바위 위에 있는 이 분수는 원래 화분으로 사용하던 것인데 직경이 1미터가 넘는 대형 화분이다. 집사람이 당근마켓에서 구매하여 그 속에 물을 담고 수초와 부레옥잠을 넣어서 작은 분수를 띄웠다. 여름이 되자 개구리가 와서 알을 낳아 분수 안이 올챙이로 가득 차서 이들을 물통에 담아서 지난번에 한 번 마을 앞 하천에 방생을 하였다.

그렇게 한지 채 한 달이 못 됐는데 또다시 올챙이가 가득하다.

계속 미루고 있었는데 이러다가 이들이 전부 개구리로 변하면 정원은 온통 개구리 마당이 될 것이다. 풍부해진 먹이를 찾아서 유혈목이나 독사가 나타나면 정말 큰 일이다.

내가 정원에서 제일 신경 쓰고 있는 일이 뱀 퇴치 작업이다. 이 집에서 딱 3차례 뱀을 봤는데 징그런 것은 어쩔 수 없다. 어릴 때는 하루에도 수 차례씩 보고 집안팎에 늘려있는 것이 뱀이었는데 세월이 지나도 전혀 가까워지지 않는 것이 뱀이다. 그래서 나프타렌을 뿌리고, 크레졸비누액을 소분하여 곳곳에 두고, 뱀 퇴치용 소리 발생기까지 사서 설치하기도 했다. 그 효과인지 길고양이 세 마리가 늘 집에 오는 효과인지 알 수 없지만 올해는 뱀을 보지 못했다.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 차에 분수의 올챙이가 뱀을 부른다면 정말 낭패이므로 올챙이와 개구리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다른 곳으로 이사를 시키지 않을 수 없다. 분수 안의 물의 양이 많으므로 그 전부를 퍼내고 물에 섞인 아주 작은 올챙이를 걸러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개구리가 왜 조용히 살고 있는 이곳까지 와서 나를 힘들게 할까 생각해 보니 내가 개구리에게 잘못한 것이 많았다.


국민학교 다닐 때는 개구리를 잡아서 해부하기도 했고, 집에서 키우던 매를 위하여 하루에도 서너 마리씩 개구리를 잡아다가 매에게 식사용으로 제공했으니 개구리의 원한을 살만도 했다.

작은 형이 산에서 가져온 아주 어린 매를 토끼장에 가두어서 키웠는데 이 녀석은 쥐 나 개구리만 먹었다. 쥐는 잡기가 힘드니 논둑에 지천으로 있는 개구리를 주로 잡았다. 탄력 좋은 대 막대기로 뛰어다니던 개구리를 때려서 기절시키거나 죽여서 매일 매에게 주었는데 3개월가량을 그렇게 한 것 같다. 나중에는 매도 점점 자라나서 날 수 있을 정도가 되니 식사량도 늘어나서 도저히 감당할 능력이 안되었다. 그래서 결국 매를 날려 보냈다. 친구들이 매를 보러 놀러 오기도 하고 개구리를 먹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하기도 했는데 매를 날려 보내는 것이 아쉬웠지만 개구리를 더 이상 조달하는 것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었다. 토끼장 문을 열어 주니 갇혀있던 매도 처음에는 나오지 않다가 장독대까지 날아보고 지붕까지 날기를 연습하였다. 이틀째 되는 날 그 매는 집 주변을 맴돌다가 결국 산으로 날아갔다.


2002년에 중국에 파견 갔을 때 어느 식당에서 개구리 뒷다리 요리가 나왔다. 아이들에게는 닭고기 비슷한 중국요리의 하나라고 하였지만 나는 먹을 수 없었다. 중국에서는 개구리를 밭에서 나는 개구리라는 뜻으로 티엔지(田鷄)라고 부른다.


방생한 올챙이가 살아남아 개구리로 잘 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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