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혼자 하지 않는다. 중의(衆意)를 모아서 한다. 그것은 통념이다. 그것이 개인의 한계에 부딪혀도 큰 오류 없이 정치가 잘 굴러가는 이유이다. 그는 혼자 했다. 그리고 2년 7개월 만에 12.3 계엄선포로 루비콘강을 건넜다. 결과는 처참하다. 현재 한 달이 지난 1월, 탄핵소추 된 그의 몸과 팔다리가 꽁꽁 묶였다. 그 또한 공수처 출석 거부는 물론 수사 거부에 이어 법원이 발부한 체포 영장을 발밑으로 던졌다. 팽팽한 대치 속에 전 국민이 우왕좌왕하고, 극우와 극좌가 각각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차제에, 지난해 6월 '생각의 길'에서 출판한, 유시민의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 머리말을 읽으면서, 등에 식은땀이 났다. 지금 우리가 유시민 작가의 개인적인 생각을 그대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의 대통령 당선은 ‘정치적 사고’였다. 표를 준 유권자들도 그가 이토록 무지하고 무능하고 포악한 사람인 줄은 몰랐다. 윤석열은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온 코끼리’와 같다. ‘의도’가 아니라 ‘본성’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다. 도자기가 깨지는 것은 그의 의도와 무관한 ‘부수적 파행’ 일뿐이다. 그를 정치에 뛰어들게 한 동력은 사회적 위계의 가장 높은 곳을 바라보는 생물학적 본능이었다. 그는 대통령의 권한으로 사회적 선과 미덕을 이루고 싶어서가 아니라 대통령이 되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았다. 국민을 속이지 않았다. 검찰총장으로서, 대통령 후보로서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었다. 그런데도 그를 정확히 보려 하지 않았던 유권자가 적지 않았다. 화장과 조명으로 윤석열의 결함을 감춰준 언론에 속은 시민도 많았다. 그래서 대통령이 되었다."
대통령 이름 자체가 목적이었다는 말이 왜 이리도 아플까? 유시민의 생각이 사실이라면, 열심히 응원한 유권자들의 표는 이제 휴지 조각인가?
1. 무속
후보 시절부터 그의 곁에는 법사, 천공, 도사라는 무속인들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의 말이 그의 2년 7개월 동안의 정치였다니, 참담하다. 후보 시절 손바닥에 왕(王) 자를 써서 토론회에 나온 것이 시작이었다. 천문학적 세금을 들여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긴 것도 무속 때문이었다. 한 나라의 통치권자가 무속인의 말을 듣고 좌지우지된다? 아무리 상식선에서 생각하려고 해도 창피하다. 부인 김건희의 무속 행보는 더 심하다. 일반인들도 그 속임과 해악을 다 알고 있는 무속을 신봉하다니, 전 전직 대통령의 국정농단 예가 있었는데, 그는 한 수 더 떴다. 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해석이 되지 않는다. 검찰총장까지 지낸 실력은 어디로 갔는가? 그것도 무속에 의한 요행이었는가?
2. 숙취
대통령이 된 후 그의 만취한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그의 잦은 술자리는 여러 차례 잡혀 있다. 숙취 때문에 제시간에 출근하기가 어려웠고, 경호차들이 때로 거짓으로 출근길에 나섰다는 폭로는 통탄할 일이다. 108 대 192라는 사상 유례없는 여소야대의 참패를 당했음에도, 제22대 국민의힘 첫날 워크숍에서 그는 축하주를 돌렸다. 그것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밖에 없었다. 《동아일보 [천광암 칼럼] 윤 대통령은 꼭 축하 잔을 돌려야 했나?》(2024-06-03, 01:31)
"국민에게 약속한 수많은 공약과 개혁 다짐의 무거움을 조금만 생각했다면 맥주캔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을 터다. 차라리 술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깨기라도 한다. 그보다 더한 미몽(迷夢)에 취해 정신이 혼미한 듯한 윤 대통령과 여당은 언제나 깨어날까."
노무현은 애주가였음에도 재임 5년 동안 만찬을 하면 늘 포도 주스로 건배하고, 술은 입에 안 댔다고 전해진다. 그는 대통령의 직무가 무엇인지 모르는, 한낱 술꾼이었는가?
3. 허영
계엄선포가 이뤄지기 전, '김건희 특검법'이 그가 거부권을 행사함으로 두 차례 폐기되었다. 표절 논문, 명품 백, 주가 조작, 인사 개입 등 그녀의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져도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12.3 계엄선포가 김건희 특검법을 막는 시도였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은 수순이다. 그의 정치가 그녀의 허영과 주술에 깊이 맞물린 것인가? 그녀는 어쩌자고 배우자로서 거대 반대 세력의 입에 그리도 추하게 오르내리는가!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는, ['주술사' 김건희의 아주 사적인 욕망과 허영에 관한 고찰](박세열. 2024.11.16, 05:01)이란 칼럼마저 등장했다.
"주술, 점술, 예지력부터, 무속, 풍수, 미륵까지 동서고금의 이교와 마법을 아우르는 김건희의 이 신념들을 어떻게 수식할 수 있을까."
그는 배우자와 무속인의 말을 듣고 휘둘리지 말아야 했다. 대신 싫어하는 사람 얘기를 듣고, '안 된다'라고 반대하는 사람을 가까이하고, 여러 사람의 중론을 받아들여야 했다. 소확행 하는 여러분이여, 대한민국과 자유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서 기도할 때다. 함께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