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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공장 Apr 05. 2024

푸바오 현상

푸바오가 떠난지 며칠이 지났는데 관심은 여전하다.

선거 이슈와 당당히 맞짱을 뜨고 있다^^


인간이 요구하는 여러 사랑스러움을 갖춘 푸바오를 

더 사랑스럽게 만드는 인간의 기술이 더해지니 불패일 수밖에.

대형 동물원과 공중파가 손잡은 대단한 마케팅. 

동물판 <트루먼쇼> 같기도 하다.


무진동 트럭과 전세기로 옮겨지는 모습을 보고 대단하구나 싶었다.

많은 동물원의 동물들은 

이 나라 저 나라로 옮겨지다가 그 과정에서 죽고,

죽으면 다른 동물로 교환해 주면서 생명을 물건처럼 취급되는 이 판에서 말이다.


최근 사람들의 동물원 동물, 전시 동물들에 대한 인식은 급격하게 바뀌었다.

동물원 동물 관련 이슈가 터졌을 때 동물원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늘었다.

동물원 폐지를 죽기 전에 보지는 못할테고 

동물원 동물들 사정이 나아지기라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나같은 사람도 놀라는 변화.



하지만 이런 인식의 변화도 대기업과 미디어의 현란한 현혹에는 쉽게 무너진다.

푸바오가 태어나기 전 판다 전시장 공사가 한참인 걸 보면서 

나머지 동물들 공간은 더 좁아지게 생겼네 생각했다. 

그런데 무엇이 사람들에게 이런 생각을 막아 버렸을까.


푸바오를 떠나 보내는 사람들의 푸바오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걱정이

다른 갇힌 동물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무엇이 푸바오와 다른 야생동물들의 차이를 만들었는지

무엇이 거의 인지부조화 수준으로 사람들의 이성을 흔들었는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는 것 같다.


<트루먼쇼>에서 가장 현실적이었던 장면은  

쇼가 끝나자 울고불고 난리 치던 시청자들이 

얄짤없이 채널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다른 채널에서는 또 다른 재미있는 프로가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푸바오가 많은 사랑을 받았든 쌍둥이 동생들이 다시 또 자리를 꿰차든  

동물원이 남의 불행을 보러 오는 곳이라는 명제는 달라지지 않는다.


물론 각 나라 동물원마다 

동물원의 지갑을 두둑하게 해주는 스타 동물들은 계속 있었다.

푸바오 현상도 그 맥락의 연장선인데 

참으로 폭발적이라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우리가 언제 이처럼 야생동물에 열광했던 적이 있는지

과연 푸바오를 야생동물로 보기는 하는 건지

야생동물이 아니라면 어떻게 생각하는 건지

사람들에게 푸바오와 다른 동물은 어던 차이가 있는 건지 등등 

여러 모로 궁금한 푸바오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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