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상향 성공을 위하여

나의 고3, 그리고 오리작전

by 모든행운이 너에게

나의 고3. 밤 11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이 의무학습이었던 그때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만으로 대부분 대학을 갔다. 수시접수는 정말 소수의 학생만 갔기 때문에, 그 제도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었다. 지나고 보니, 그때의 나는 대학에 가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원서를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 몰랐었다. 내신공부보다 수능에 더 집중했더라면 결과가 더 좋았을 텐데,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나는 내신도 수능도 다 잘해야 하는 줄 알고 있었다. 동창들을 만날 때 물어봤더니 대부분 나와 같았다고 했다. 부모님도 맞벌이로 바쁘셨고, 원서는 고등학교에서 정해준 대로 썼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야 내가 하향지원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성적이 더 낮은 학생들도 많다는 걸 알았다. 재수할 형편이 되지 못해서 편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전공 공부도 대학생활도 만족하지 못한 채 대충 졸업했다. 취업도 만족하지 못했고, 몇 번의 이직 끝에 지금은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한다. 전공한 대로 취직을 하고, 그 일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다만, 수년간의 입시공부를 했으니, 대학전공만큼은 하고 싶은 공부를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가끔 들곤 했었다.

그래서 나의 자녀에게만큼은 하고 싶은 공부와 관련된 전공을 찾아주고 싶었다. 첫째는 다행히 좋아하는 전공을 찾아 입학했고, 둘째도 내년에 그렇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우주상향‘에 성공했으면 좋겠다. 많은 부모들이 같은 마음일 테지만 말이다. 그 마음을 실천해 보고자 내가 세운 작전이 있다.

일명 ‘오리작전‘.

오리작전이란,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지만 안 보이는 물속에서는 쉬지 않고 바쁘게 발질하는 오리처럼, 겉으로는 무심한 척하며 입시정보를 열심히 수집해 자녀가 필요로 할 때 알맞은 대답과 조언을 해주는 작전이다. 하지만 목표와는 달리 실제모습에서는 너무 티 나게 입시채널을 보고 있고, 참지 못한 잔소리를 내뱉고 있다… 그래도 어쨌든 나의 목표니까… 매번 새롭게 마음을 고쳐먹으며 노력한다.

첫째를 고등학교에 보내고 처음 학교설명회를 갔을 때의 일이다. 분명 선생님께서 우리나라말로 자세히 설명해주시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내용들이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지 않고 맴돌았다. 낯선 단어들 ‘수시학종’, ’사탐러’, ’ 표준편차‘, ‘우주상향’ … 대충 감으로 눈치껏 고개는 끄덕이며 듣긴 했지만, 솔직히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았다. 입시에 대해 내가 정말 모르는 게 많다는 걸 느꼈고, 이대로라면 첫째와 대화조차 어려워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틈틈이 인터넷 정보를 찾아보고 유튜브 중에서 몇 가지를 골라 집중해서 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들어도 무슨 소리인지 내용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았는데, 1~2주 매일 듣다 보니 큰 틀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입시 관련용어검색을 통해 입시용어를 먼저 알고 난 후에는 유튜브 채널 중에 내가 보기 쉬운 채널을 골라 구독했다. 입시정보와 조금 친해진 뒤, 고3이 될 무렵에는 첫째가 원하는 전공 및 방향을 물어보고 그에 맞는 정보를 수집해 필요할 때 알려주었다. 원서 쓸 때 유용한 자료가 되었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녀와의 소통문제에도 도움이 되었다.


“우리 반에 정시파이터가 10명이 넘어 “

“사탐러가 과반수야”

“이번세특 폭망이야”

“수시납치 조심하래 “

"우주상향만 5개 넣었어"

"추추추합에서 합격했어"

"6 광탈이 무서워"

고3 때 아이들이 수능전후로 자주 하는 말들이다. 자녀와 자연스러운 소통을 위해 학교생활 및 입시용어를 조금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여기에 엄마가 알고 있는 최신입시뉴스를 슬쩍 곁들여주면 엄지 척을 받을지도 모른다. 주의할 점은 너무 자주 하면 분위기가 싸~해지기 때문에 정말 슬쩍해야 한다. 그걸 못 지켜 후회한 적이 나에게 여러 번 있었다. 이번에는 두 번째이니 잘해보리라. 우주상향 성공을 위하여.



*알아두면 쓸모 있는 입시 관련 용어*


백분위: 전체 응시자 중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백분위 90은 상위 10%)

표점: 난이도를 고려한 상대 점수로, 대학들은 보통 표준점수를 활용 (난이도가 높은 문제일수록 표점이 높고, 대입정시에 중요한 지표)

원점수: 실제 맞힌 점수

생기부: 생활기록부, 학생부종합전형(수시)에서 중요한 평가자료

학종: 학생부종합전형, 단순성적보다 성장가능성,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전형

학생부교과전형:내신(학교 성적)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여 선발하는 전형. 일부 대학은 서류나 면접을 병행. 내신 관리가 중요하며, 수시 지원의 기본이 되는 전형.

수능최저: 수능최저학력기준, 수시에서 일정 수능 성적 이상을 충족해야 합격 가능한 기준 제시. 이를 수능최저라고 하며, 주로 교과전형과 논술전형에서 사용됨.

스펙: 비교과 활동, 봉사, 수상, 자격증, 공인영어성적 등 정량적‧정성적 활동 이력 전반을 뜻함.

수행평가: 내신성적에 포함되는 평과로, 발표 및 보고서작성 등을 통해 평가

선행: 진도보다 앞서 학습하는 것

N 수: 재수, 3수, 반수 등 수능을 여러 번 응시하는 학생

현강&인강: 직접 듣는 강의&온라인강의

6 광탈: 수시로 지원한 6개 대학에 모두 떨어진 경우

3모, 6모: 3월 모의고사, 6월 모의고사

우주상향: 본인의 실력보다 높은 대학에 수시지원하는 것


**입시 관련용어 내용은 제가 알고 있는 것과 '유니브클래스 공식블로그'글을 참고해서 작성했습니다.

keyword
화요일 연재
이전 10화고3 엄마의 Sk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