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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일러 문 Oct 04. 2024

집고양이의 고충은 원영적 사고로 극복한다.

양치하는 츄르라니 완전 럭키비키잖아!

마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종종 맞닥뜨린다. 요 근래에는 끊임없이 소비와 불안을 조장하는 것들에 체기를 느껴 나름 거리 두기를 실천 중이다. 하지 않아도 될 것들이라면 거리를 두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 괜찮아진다. 다만 그것이 필수 불가결한 것일 경우 이 거리두기가 회피와 유예의 시간이 될 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아 문제.


집고양이 루루가 감내해야 하는 것들은 이런 필수 불가결의 것들로 루루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양보할 수 없다. 어느 정도의 정되고 평화로운 삶을 보장받는 한편 인간계에 들어와 함께 사는 반려냥이가 된 대가로 감내해야 할 을 루루는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을까?


행복한 집고양이 루 한밤 중 질주가 매일의 루틴이 되어 있다. 양치와 응꼬 닦기의 미션으로 인해 한 번씩 소동이 일어나는 밤, 싫어하는 일들을 이왕이면 조금 덜 불행하게 해낼 수 있게 할 정도의 꼼수를 생각해 내는 것은 집사가 선사할 수 있는 최소의 배려다. 닭고기를 좋아하는 루루 치약을 닭고기 맛으로 준비하거나 응꼬 닦기가 괴롭지 않게 똥타임 직후 부드럽고 촉촉한 티슈로 닦는 노력 같은 꼼수 말이다.


"집사들이 열심히 츄르값을 벌어오고 기꺼이 즐거운 캔따개가 되어 있는 만큼, 집고양이도 기꺼이 버텨주고 감내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 거야. 싫어도 어쩔 수 없어~."


함께 맞는 두 번째의 가을, 설레는 마음으로 이 가을을 맞이하며 보다 단단한 마음으로 집사의 삶을 살고 있다. 집고양이의 행복은 어쩌면 이 지점에서 이미 결정된 것 같다. 덜 미안해하고, 더 사랑해 줄 것.



재량 휴업일에도 학원에 가 공부를 하고 있는 어린 집사들과, 그 집사들을 기다리는 엄마 집사, 열심히 츄르값을 벌고 있을 아빠 집사 모처럼 가을볕을 즐기며 낮잠을 자고 있을 루루. 다른 공간에 있더라도 서로의 자리에서 서로의 몫을 다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루루네 가족의 행복모먼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모르긴 몰라도 빨간 날 혼자만의 고요를 즐기고 있는 엄마집사의 행복모먼트인 것은 확실한 오후이다.



냥치 잘하는 루루의 건치쌀알,


부드럽고 촉촉한 응꼬 티슈라니, 완전 럭키비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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