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20230326

에드먼턴, 캐나다

by Martine sk Mardres

에드먼턴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여기서는 Slurpee라고 부르는 슬러시를 한국돈 2500원 정도로 높이 26cm 미만 크기의 통 아무거나 가지고 와서 원하는 만큼 담아갈 수 있는 행사를 어제오늘 이틀동안 했다.


페이스북으로 행사 관련 뉴스기사를 보내주신 시어머니 덕분에 알고는 있었지만 인공색소 넣은 알록달록한 설탕 가득 얼음물을 굳이 대야에 담아 먹겠다고 그까지 애들 데리고 갈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남편은 이것도 문화체험이라면서 두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만달로니안3 세 번째 에피소드는 할리우드에서 영화 '미나리'로 크게 이름을 알린 정이삭 감독이 연출했다고 들어서 궁금하던 차에 일부러 산 김스낵을 아이가 안 먹는다고 우리 집에 가져다주러 잠깐 들린 앞집 그녀의 남편에게 거의 통보하다시피 만달로니안 보러 쳐들어 가겠다고 약속을 잡고 각자 저녁을 먹은 후 앞집에서 같이 보기로 했다.


계획 없이 갑자기 잡은 약속이라 팝콘을 제외하면 간식거리가 딱히 없다고 민망해하는 그녀의 문자 메시지에 나는 집에 모셔두고 아끼고 있던 베개만 한 초대형 새우깡과 내가 마실 맥주를 챙겨갔다. 물론 그 새우깡이 어떻게 비행기 타고 우리 집으로 왔는지에 대해서도 당연히 자랑했다.


남편과 아이들은 편의점에 들렀다가 온다고 약속시간 보다 10분 정도 늦게 도착했는데 4가지 맛 슬러피를 양푼 가득 담아 품에 안고 들어 온 둘째 딸 덕에 다들 흥분해서 사진 찍고 난리법석을 떨고 나니 금세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세상에나 슬러피를 국자로 덜어 먹을 줄이야. 아이들 두 명이 물통 가득, 양푼 가득 담아 온 슬러피는 7명이서 나눠 먹고도 엄청나게 많이 남았다. 뭐 이런 거 돈 주고 사 먹냐고 툴툴거리던 나도 나름 재미있는 구경하고 다 같이 많이 웃고 즐거운 시간 보냈으니 남편이 말하던 '문화체험' 잘한 듯하다.


차가운 거 마시면 머리끝이 쭈뼛서면서 브레인프리즈 두통이 생긴다.

두 모금 정도 먹어 보고 잇몸 시리고 머리 아프고 해서 나는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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