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20230405

에드먼턴, 캐나다

by Martine sk Mardres

이제 캐나다 공립학교 4학년 2학기를 맞이하는 둘째 아이가 학교에서 프린트물을 가지고 왔다. 충격적 이게도 초등학생 주제에 대학생들처럼 원하는 과목 몇 개는 선택해서 수강할 수 있다.


그중 첫째 아이의 추천으로 둘째 아이가 선택한 'Physical Education and Wellness(생활과 체육)'과목에는 Human Sexuality '인간의 성'수업이 포함되어 있고 그에 수반한 성교육이 수업시간에 진행된다고 한다.


초등학교 4학년이 듣게 될 성교육 수업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앨버타 교육법 58조 1항에 따라 성교육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어떠한 벌점 없이 수업을 듣지 않고 다른 곳에 갈 수 있거나 교실에 있으면서 수업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선택지가 있음을 알려주고 또한 수업에 포함될 내용을 미리 부모에게 고지하는 내용이었다.


캐나다 공교육 4학년 선택 교과 과정에 포함되는 성교육 내용으로는 사춘기로 접어드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땀냄새 억제제, 체향 제거 디오더런트 사용법, 더 자주 샤워하고 목욕하기, 자주 옷 갈아입기의 당위성에 관한 (부모나 기타 보호자의 짜증이 묻어있는 서로의 분노게이지 상승을 유발하는 잔소리가 아닌) 선생님의 객관적 시선을 담은 위생교육이 4월 한 달 동안 주 1회 실시될 예정이라는 공지였다.


안 그래도 발냄새, 두피냄새, 기타 등등 구리구리한 냄새로 집에 오자마자 발 씻고 양말 갈아 신고 신발에는 페브리즈 한 번 뿌리고 옷 자주 세탁해서 갈아입고 적어도 이틀에 한 번은 머리도 감고 샤워는 매일 하고 밖에서 먼지 구덩이에서 구르던 옷 입고 이불 안에 들어가지 말라는 등 이러쿵저러쿵 입이 아프도록 따라다니며 귀만 후비적거리며 못 들은 척하는 아이들에게 잔소리 폭탄을 던지며 대화가 아닌 일방적인 강요를 하는 모양새에 집안갈등이 고조되던 상황이라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다음 달부터는 다가올 사춘기의 이해와 신체변화와 감정변화에 대응하는 자세와 지식을 전달하는 수업이 될 거라는 수업내용보고서가 첨부되어 있는데 안 그래도 또래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둘째 아이의 남다른 발육상태로 인해 개인적으로 아이와 이야기 나누기 시작한 부분이라 더욱더 안도감이 밀려온다.


안 그래도 빗자루 들고 쓸려고 딱 마음먹고 있는데 이제 청소 좀 해 보자 하는 소리는 참 듣기 싫다. 그런데 누가 내 마음을 읽은 듯 앞장서 청소기 들고 구석구석 청소 시작하는 모양새면 정말 감사할 일 아닌가.


손 안 대고 코 푸는 거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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