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20230407

에드먼턴, 캐나다

by Martine sk Mardres

집 앞이 바로 도로이고 버스정류장이 30초 컷이다.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 버스 기다리는 사람 구경을 집 안에서 하루종일 할 수도 있다. 밤에 운이 좋으면 제법 큰 야생동물을 목격하기도 하는데 집 앞 나뭇가지에 앉아 있던 커다란 부엉이를 본 이후로 가끔 일부러 새벽에 살그머니 창밖으로 혹시나 또 볼 수 있을까 은근히 기대를 하기도 한다. 낮에 볼 수 있는 동물은 집 앞 나무를 거점으로 삼고 있는 다람쥐 정도이다.


벌건 대낮에 그냥 어슬렁거리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대놓고 진지하게 까치를 노리고 있는 게 길바닥에 나 앉은 지 오래되어 자기 밥그릇 자기가 챙겨야 되는 주인 없는 커다란 떠돌이 개인줄 알았다. 얼굴은 여우처럼 주둥이가 길쭉한데 차 옆으로 지나갈 때 보니 덩치가 제법 크다. 회갈색 짧은 털은 늑대 같기도 하다. 몸통은 늑대고 얼굴은 여우인 동물이 신기해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사진 찍느라 부산하게 구는데도 도망도 안 가고 자기 할 일만 하는 게 여유만만해 보인다. 하루 이틀일이 아닌 듯 나랑 눈이 마주쳤는데 흠칫 경계하지도 않고 유유히 자기 갈길 가는 게 아예 이 동네가 본인의 서식지임을 은근히 과시하는 행태이다.


남편이 나와 보더니 카요티가 웬일로 낮에 돌아다니냐 한다. 카요티? 카요리? 코요테 말하는 거 맞지? 으헉... 저게 저게 코요테였나? 내가 아는 코요테는 신지, 빽가, 김종민 이 삼인조랑 내 노래방 18번으로 한참 우려 먹었던 노래가 주제곡으로 나왔던 영화 코요테 어글리뿐이었지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고 있던 상상 속의 동물이었다.


한번 봐서 알게 된 걸 모른 척 하긴 힘들다. 나는 이제 코요테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백과사전에 나열된 코요테 습성, 먹이, 생김새, 종족 특징 등을 아이들과 같이 읽어 보며 내가 찍은 사진을 보여 주고 같이 신기해했다. 그나저나 이제껏 코요테인 줄 알았던 신지, 빽가, 김종민 혼성 3인조 그룹은 코요태 (높을 고, 빛날 요 클 태-'높고 크게 빛난다'는 뜻으로 태양을 상징한다)라는 그룹명에 대한 설명을 읽고 나니 이제껏 코요태가 아니라 코요테인데 하며 맞춤법을 거슬려했던게 좀 민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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