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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서 만난 이웃

새로운 사람을 만날때 느껴지는 설렘

by 모닝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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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갈 고무나무가 3,000원에 당근 마켓에 올라왔다. 몇 초 간격으로 올라오기 때문에 핸드폰을 열자마자 눈에 띄는 벵갈 고무나무에 얼른 쳇을 보낸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올라온 것이다."반려 식물 잘 키워주실 분 연락 주세요!" 꽃 가게에서 사면 어느 정도 가격이 나갈 것 같은데 너무 착한 가격이다.


급한 마음에 인사도 없이 문자를 보낸다.6시 01분에 "제가 구매하고 싶은데요"그러고는 잊어버리고 있었다.

11:41분에 "죄송해요 답변이 늦었네요. 언제 거래 가능하신가요?" 쳇이 온다.



"낼 연락드릴게요"... 그리고 다음날 오전 12시 :10분."어디쯤인가요?" 집에서 걸어가면 10분 거리, 모처럼 도서관에 가면서 도서관까지 들고 갔다가 돌아올 때 가져오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그래서 남편의 차를 타고 자세하게 알려준 장소로 간다. 2분쯤 기다렸을까? 키가 크고 마른 듯한 남자가 두 팔로 화분을 안고 성큼성큼 걸어온다.


한눈에 당근이라는 걸 알아차린다.의외로 놀랐다. 당근 한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닉네임만으로 여자일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젊은 남자라는 사실에 놀랐던 것이다.



"어머 남자였군요. 저는 여자인 줄 알았어요"! "아! 네~" 미소가 번지며 벵갈 고무나무를 건네준다. 천리향과 잘 모르는 자그마한 식물 두 그루가 심어져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서비스에 마음이 미소를 짓는다. 보는 자리에서 당근 페이로 이체한 후 서로 송금확인 후 "이거 어제 친구가 가져온 떡인데요." 하며 건넸다. 의외였는지 고맙다며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양손으로 벵갈 고무나무를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신선하고 산뜻한 인간과의 만남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내가 요즘 당근에 빠진 이유는 우리들은 늘 만나는 사람만 만난게 된다.


그 만남속에서 다투기도 하고 또 좋지 못한 감정싸움도 하면서그래서 헤어지기도 하고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 교류를 한다. 그런데 당근을 알고부터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을 만날 때면 늘 설레게 만든다.


이번에는 여자일까? 남자일까? 부터 시작해 의외로 20~30대의 젊은 여자와 남자를 만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70대 할아버지를 만나기도 한다.


설레게 만드는 그런 만남이어서 좋은 것 같다. 늘 새로움을 주는 신선함이 있고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도 생기게 된다.그리고 그사람이 진정 행복했으면 좋겠다 생각을 하면서


"이쁘게 잘 키울께요!저렴하게 주셔서 감사합니다.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친절하고 매너가 좋아요.시간 약속을 잘 지켜요.상품 상태가 설명한 것과 같아요."이런 후기를 남긴다.



상대방은 내게 "친절하고 매너가 좋아요.시간 약속을 잘 지켜요.제가 있는 곳까지 와서 거래했어요.응답이 빨라요."이런 후기를 남긴다. 흐뭇한 마음과 즐거운 미소가 입가에 머문다~




-2022.10.4일 우함책 카페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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