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나의 친구
우리 집 환경에 맞는 식물들이 따로 있다는 걸 예전에는 전혀 몰랐거든요. 영양제도 안 주고, 흙도 해마다 갈아주지 않다 보니, 식물을 잘 키운다는 게여간 어렵지 않게 느껴졌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키우다 보니 이제는 어느 정도 요령이 생겼답니다.
제가 식물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아마 어릴 적부터 익숙한 집안풍경 덕분인 것 같아요. 우리 집 현관엔 항상 초록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고, 거실엔 열대어와 집을 지키던 개, 고양이, 그리고 새들까지 함께 살고 있었어요.
아버지가 그런 것들을 무척 좋아하셔서 자연스럽게 저도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그래서 어릴 때 환경이 중요하다고 하나 봐요. 어쨌든 이 집으로 이사 온 지 20년이 넘었는데요, 그동안 식물들을 관찰하고 공부하면서 점점 잘 키우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식물들도 잘 자라고 자구를 내기 시작했고, 하나였던 화분이 어느새 두 개, 세 개로 늘어나 지금은 제법 다양한 식물들을 키우고 있답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는 식물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면서 공부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집 안 곳곳이 초록 친구들로 가득해졌어요.
요즘은 식물들이 제게 웃음을 주는 소중한 친구가 되었어요. 때로는 손이 많이 가기도 해서 시간이 좀 들지만, 그만큼 행복한 시간이니 즐기고 있어요. 바쁠 때는 밤에 일어나 물을 주기도 하고, 수시로 관찰하며 식물들의 상태를 살피곤 한답니다.
집안청소는 안 하면서 식물들에게만큼은 시간을 할애하죠. 내일이 식목일이네요. 겨울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집 안을 화사하게 밝혀줄 새로운 식물을 들이고 싶어요.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어서 상한 식물들도 많지만, 여름이 오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싱그러움으로 가득하겠죠.
그만큼 제 손도 바빠질 테고요. 식물들을 좋아하는 만큼, 관심과 시간도 함께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도 그런 시간들이 제겐 참 소중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