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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드림 Jul 15. 2024

퇴근 시간에 대한 배려가 없는 동네

너와 나의 업무 시간이 다름을 좀 상기해 주겠니?

퇴근 시간이 지났다.

행사 준비를 하고 있어서 당연히 야근하는 시간이 많고, 야근도 길지만 최대한 업무 시간에 집중해서 일들을 마무리하고 집에 가서 쉬고 내일 또 풀충전된 컨디션으로 일을 하자는 주의인 나는 행사만 맡으면 밤낮없이 무언가를 요청하는 것에 좀 진절머리가 난다.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면 기꺼이, 철야든 야근이든 상관없이 하겠지만 중간 전달자로서의 역할일 때는 말이 달라진다.


'그들은 퇴근했을텐데, 이걸 이제 요청한다고? 게다가 오늘은 금요일이고 주말엔 일을 안할텐데?'


그들 나름대로는 그 시간에 급히 요청을 해야해서 남긴 카톡이겠지만, 이해는 안됐다. 내가 가지고 있는 소스도 아니고 내가 해줄 수 있는 업무도 아니고, 어쨌든 전달의 전달을 통해 받아야 하는 업무라면 그들도 미리 챙겼어야 하는 것이 맞다. 그게 함께 일하는 상대에 대한 배려고 방송을 만드는 사람의 태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가들이, 피디들이 늦게 출근하고 늦게 퇴근한다고 다른 업체들까지 거기에 맞출 수는 없지 않은 노릇 아닌가. 이 바닥 생리가 그러한 것을 하루 이틀 겪는 것도 아니지만 밤 11시 30분에 오는 생각 없는 카톡이 가끔 지긋지긋하다.


대체 정신머리라는 것이 있는 것인지. 상대에 대한 예의와 배려는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나 지금 일하고 있는데 니네는 자냐? 하는 것인지.


내가 잠들어 있는 시간이 아니어도, 그 시간에 오는 카톡은 이젠 그냥 읽씹해 버리는 지경까지 왔다.

'그렇게 중요하고 급한 건이면 미리 챙겼어야지' 싶은 오기도 발동한다.


이 시간에 이걸 요청하냐는 말로 싸움을 걸 수 있지만 그렇지 않는 것은 내가 '갑을병정무신임계'의 계쯤에 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해서일까 싶다가도, '아 나도 모르겠다' 싶은 순간들이 오면 그냥 내가 갑이니 니가 내 시간에 맞춰라~ 하는 배짱과 여유도 생긴다.


상대의 워킹 타임을 존중하는 방송 업계를 바라는 것은 내가 이 바닥을 떠날 때까지 불가능할까 싶다. 서로의 업무 시간이 다르니 맞춰줘야 하는 예의는 전혀 상기되지 않는 걸까.


스트레스 받아봐야 뭐하겠나. 그저 직원들이나 다독이며 내가 좀 더 친절한 척 해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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