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브런치북
끌림의 서
25화
끌림의 서 Chapter 3 나누어 짊어지는 두려움
낯선 것의 매력
by
지영Robin
Aug 12. 2022
2012년 홍콩으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본 해뜰 녘의 하늘
"그와 커스틴은 결혼을 하고, 난관을 겪고, 돈 때문에 자주 걱정하고, 딸과 아들을 차례로 낳고, 한 사람이 바람을 피우고, 권태로운 시간을 보내고 가끔은 서로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고, 몇 번은 자기 자신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바로 이것이 진짜 러브스토리다."
- 알랭 드 보통,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중에서
언젠가부터 6월 장마가 물러가고 나면 8월에
갑작스러운 호우로 인한 비 피해를 자주 목격하게 되는 듯싶습니다. 요 며칠 인정사정없이 내리 퍼붓는 비에 모두 무사하신지 안부를 여쭙습니다.
평범한 일상이 때로는 지리멸렬하지만 큰일이 닥치고 보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요.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고 판단을 내리는 것이나 내가 아는 것만 가지고 결정을 하는 위험함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것들에 대해서 알고자 하지 않는 태도는 편견을 낳고 그 편견은 혐오가 되기도 하며 차별이 됩니다.
나아가, 그런 혐오와 차별을 권리라 주장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지 않는 태도를 매우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라는 태도로 착각하는 경우도 많이 봅니다.
요즘 MBTI가 대세입니다. 12년 전 내가 MBTI의 최고과정인 "일반강사과정"까지 수료하고 자격증을 딸 때만 해도 이렇게 대세가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많이 퍼지다 보니, MBTI를 공부하고 자격증까지 있는 나는 오히려 그에 관해 말을 아끼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이며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내용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는 너무 늦은 감이 있으니 다만 내가 MBTI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나에게 적용하여 도움이 되었는지를 전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MBTI는 내가 나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즉 Test(테스트)가 아니라 하나의 Indicator(지표)입니다.
'에너지를 외부에서 얻느냐 내부에서 얻느냐.
정보를 오감에 의해 수집하느냐, 직관에서 의해 수집하느냐,
의사결정을 이성과 논리로 하느냐, 감정에 의해하느냐,
행동양식이 체계적이고 계획적이냐, 개방적이고 융통성이 있느냐'
에 따라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는 이유와 근거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나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착각이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고 흥미를 크게 갖게 되며 지적 욕구가 크게 일어났던 순간이었습니다.
과정을 차곡차곡 밟으며 공부하면서 나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니,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타인이 하는 나를 거스르는 말과 행동이 "틀린" 게 아니라 그저 "다르다"는 것일 뿐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니 세상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한결 부드러워졌습니다.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가 아닌 '그럴 수도 있어.'의 차이는 어마어마했습니다.
한편, 과정 중 "어린이 및 청소년 과정"을 듣게 되었을 때, 어린이였던 "나"에 대해 비로소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었고 어린 시절의 나와 화해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보통 그 과정은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자녀를 대상으로 실시하게 되는데 자녀가 없는 나는 나를 대상으로 해보았습니다.
까탈스럽고 예민하며 생각은 많은데 표현은 적었던, 그래서 어린아이 같지 않게 점잖다는 소리를 들었던, 또 내 마음에 차는 것들이 적어서 약간은 우울하거나 시니컬했던 것으로 기억되는 나의 어린이 시절.
그건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좀 달랐던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나의 현재에 대해서도 잘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혹시 내가 모르는 것, 낯선 것에 대해서 어색하다고 거부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나도 모르게 세상의 이치 좀 깨닫는 나이가 됐다며 가졌을지도 모르는 선입견, 그것이 굳어진 편견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잘 모르는 것은 불안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불안은 공포가 되며 그것은 혐오가 되기 쉽습니다.
또, 더 경계해야 할 것은 어설프게 알게 된 것으로 다 아는 것처럼 굴면 이분법적으로 편 가르기를 하게 됩니다. 즉 선무당이 사람 잡는 것처럼요.
MBTI의 유형으로 사람을 채용하려는 것을 보고 경악했습니다. MBTI를 처음에 공부하게 되면 철저하게 당부받는 것이 그런 것인데 선무당이 여럿 잡는구나 했습니다.
나를 잘 이해하게 된다는 것은 처음에 인용한 알랭 드 보통이 말한 진짜 러브스토리와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책을 읽고 나는 이런 소감을 적었습니다.
"내가 쌓아 올린 성이 무너졌는데도 그 폐허 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작은 희망 하나 찾아내려 애쓰는 것."
그러하니, 당신!
낯섦이 주는 신선함과 매력 속에서
불
안에 굴복하지 않는 용기를 내어보시길.
그 호기심이 당신을 늙지 않게 하리니.
keyword
MBTI
일상
매력
Brunch Book
끌림의 서
23
끌림의 서 Chapter 3 나누어 짊어지는 두려움
24
끌림의 서 Chapter 3 나누어 짊어지는 두려움
25
끌림의 서 Chapter 3 나누어 짊어지는 두려움
26
끌림의 서 Chapter 3 나누어 짊어지는 두려움
27
끌림의 서 Chapter 3 나누어 짊어지는 두려움
끌림의 서
brunch book
전체 목차 보기 (총 30화)
9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지영Robin
직업
프리랜서
상담과 케이스를 통해 언제 가장 위로와 격려, 공감이 필요한지 알게 된 경험으로 바탕으로 정서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팔로워
8
제안하기
팔로우
이전 24화
끌림의 서 Chapter 3 나누어 짊어지는 두려움
끌림의 서 Chapter 3 나누어 짊어지는 두려움
다음 26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