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은 쓰리다Ⅰ

by 이기한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참 속도 넓고 참을성도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현장에서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이 각박한 삶 속에서 그런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사실 영업이 어려운 이유는 일 자체의 중압감이나 난이도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사람과의 관계이다. 갑과 을 관계에서 오는 자

괴감과 인내가 아닌가 싶다.

지난 20여 년간 영업하며 달려온 시간을 돌이켜보면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고통과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아픔의 시간도 많았지만, 심하게 독감을 앓은 아이처럼 그런 일들이 내성이 되고 항체가 되었다. 매일 아침 즐거운 마음으로 출근한다는 것은 꿈같은 이야기라고,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하지만 정말 그런 마음으로 출

근하려고 노력했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이겨 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버텨 온 시간이었다. 어느 영업의 고수께서 ‘매일 아침 자존심을 신발장에 내려놓고 출근한다’고 했는데, 이 말처럼 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참 외롭고 자기와의 싸움을 많이 한다. 그래서 마음이 더 많이 쓰리고 상처도 많다.

지금도 나는 편하게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한다. 거의 매일 밤마다 자다가 한두 번은 꼭 깬다. 그런 패턴이 일상이 된 지 오래이다. 영업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긴장감을 내려놓지 못한 것이다. 이 일을 그만두면 편하게 잘 수 있을 거라고 아내가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내 성격상 평생을 안고 가야 하는 직업병 같다. 영업은 하루에도 변화무쌍하고 희로애락이 여러 차례 반복되는 일이다. 그렇기에 한시라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되고 일희일비할 필요도 없다. 일이라는 게 어느 때는 안 되다가도 어느 때는 잘될 수도 있고, 반대로 잘되다가도 어이없이 틀어지기도 한다. 그게 영업이다. 영업인은 항상 그런 변수를 미리 차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유능한 영업인일수록 항상 최선과 차선의 솔루션을 준비하여 상황별로 다양하게 대응한다. 나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많이 실패하고 많은 기회를 놓치면서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내가 남긴 흔적들이 나를 성장하게 했고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

영업은 달콤하지 않다. ‘과정은 쓰지만 열매는 달콤하다’는 성인의 말씀처럼 열매가 꼭 달지만은 않다. 때로는 처절한 성공이 부끄럽기도 했고, 옳지 못한 방법으로 해낸 것 같아 부끄럽기도 했다. 영업의 정도(正道)는 없지만 최소한 이정표는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실패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영업은 참 쓰리고

고통스럽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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