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과 골프의 공통점

by 이기한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일상에 몇 가지 변화가 생겼는데 그중 하나가 골프를 시작한 것이다. 주위에서 권유하고 친구들이 많이 입문하다 보니 자연스레 접하게 되었지만 다른 사람보다는 조금 늦은 40대 중반에 입문했다. 그전까지는 등산이나 캠핑을 즐겼다. 내가 보기에 골프라는 운동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서 하면 할수록 자신과의 싸움에 더 빠져들고, 그러면서 다시 첫 마음가짐으로 되돌아가게 만드는 아주 희한한 운동이다. 어찌 보면 그런 면에서 골프는 영업과 닮은 면이 많다.

내가 생각하는 몇 가지를 나열해 보면, 첫째는 골프와 영업은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숙제와 같다는 것이다. 골프를 해 보신 분들은 다들 이해하겠지만 안 나오는 타수나 스윙 폼의 문제점에 대해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바로 본인이다. 아무리 레슨프로가 잘 코치해 주어도 본인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물론 주위의 도움을 받는 분도 많지만 결국은 본인 스스로 피나는 연습과 꾸준한 경험이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영업도 그런것 같다. 아무리 좋은 영업을 한 선례와 선배들의 조언이 있어도 본인이 직접 부딪치고 풀지 못하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없다. 그만큼 실패와 성공을 연속적으로 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골프와 영업 모두 마지막까지 가 봐야 안다는 것과 아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전에 반전이 있는, 참으로 다이내믹한 분야가 영업이다. 어제 그렇게 안 되던 것이 오늘 꿈같이 이뤄지기도 하고, 가능성이 1퍼센트밖에 없던 일도 행운으로 돌아오는 게 영업이다. 골프도 그런 것 같다. ‘골프채를 놓을 때까지는 모른다’는 혹자의 유명한 말같이 1홀부터 17홀까지 잘 가다가도 마지막 홀에서 뒤집어지거나 어이없는 실수로 좋은 결과를 망치는 일이 참 많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더더욱 그런 일이 많은 것 같다. 그렇기에 끝까지 방심하지 말고 자만하지도 말아야 한다. 영업 현장에서도 ‘마지막 계약서 도장을 찍을 때까지 방심하지 말라’는 말처럼 변수에 변수까지 계속 주시하는 긴장감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골프와 영업은 끝까지 긴장하면서도 자신에게는 엄격해야 하는 자기와의 싸움이다.

셋째는 골프와 영업은 좋은 동반자와 라이벌이 있어야 좋은 결과를 만든다는 것이다. 일명 명량골프를 지향하는 골퍼들이나 좋은 스코어를 내는 싱글 골퍼들은 이 이야기에 많이 공감하리라 생각된다. 골프와 영업은 좋은 에너지와 긍정적 환경에서 더 잘되는 것 같다. 그런 환경을 만드는 데는 자신뿐 아니라 동반자와 외부환경도 매우 중요하다. 배려와 겸손, 공정한 경쟁 분위기에서는 안 되는 것도 긍정적 에너지로 잘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자신의 잘못된 생각이나 태도를 적절히 조언해 주고 때로는 충고해 주는 그런 동반자, 묵묵히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동반자, 좋은 결과에 같이 환호해 주고 박수를 보내 주는 동반자가 있는 골프와 영업이라면 당연히 좋은 결과를 만든다.

지금은 골프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환경이 예전과는 많이 변한 것 같다. 하지만 변함없는 건 여전히 골프는 배려의 스포츠이고 겸손의 스포츠라는 것이다. 앞서 말한 것같이 동반자와 상대방보다 뛰어난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지 않고, 타인의 부족한 실력을 무시하지 않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이것을 배려와 겸손이라고 말하면 맞을지 모르겠지만 영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경쟁자와 업체에 대해서 항상 일관된 마음으로 임하는 자세가 승리와 성공을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오늘도 영업 현장에 나가기 위해 신발 끈을 동여매면서 다짐해 본다. 내일 어떤 어려운 상황이 오더라도 남을 탓하거나 책임을 회피하지는 말자고. 다 내가 만든 시나리오이고 또한 내가 책임져야 하는 숙제이다. 그것이 OB가 되든 Hazard가 되든 파이팅하면 된다.

이전 16화즐기는 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