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를 좋아하는 이유
세일즈를 잘하기 때문입니다
The Office 보셨나요?
마 부장(마이클 스콧)은 지점장이지만 직급에 맞지 않게 사고만 치고 다닙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무능한 관리자+유능한 세일즈맨"으로 설정된 인물이라고 하네요.
안 보신 분들은 한 번은 꼭 보시기를 추천드려요. 제발요.
저는 설득하는 걸 좋아합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내가 본 영화, 책, 자주 가는 쇼핑몰, 요즘 뜨는 앱 등을 설명해주고 어필하면서 내 바운더리로 이끄는 게 좋아요.
스타트업에서 근무할 땐 일당백으로 운영도 하고 세일즈도 하고 마케팅도 하고 뭐든지 다 했는데요. 그 와중에도 세일즈 업무를 매일같이 기다렸어요.
상대를 앞에 두고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어떤 전략을 쓸지 고민하는 내적 갈등도 흥미진진했습니다.
처음엔 "이 서비스에 이 비용을? 대체제가 많은데?" 라며 높은 비용에 부담스러워했지만 이걸 사용하면서 얼마나 리소스가 절약되는지 수치화하고
하나씩 조건을 충족시키며 결국 제가 원하는 테이블로 옮겨올 때가 가장 뿌듯했습니다.
업셀링도 하고 이것저것 묶어 팔며 크로스셀링도 하고요.
특히 기업의 규모가 크면 실무진, 관리자, 임원과 대표(때로는 회장님까지..)들의 결재라인마다 꽤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제 선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내용은 유관부서를 달달 볶아서라도 빠삭하고 명확하게 보여주려 했어요.
회사생활에서 배운 세일즈 원칙은
자신감
하고 싶은 말은 잠시 넣어두고 초반엔 아주 잘 들어주기
자사 product 진짜 단점도 말하고 장점도 말하기
장점은 남의 입을 통해 언급하기 (써보신 분들은 xxx 한 점을 만족하시더라.)
아무리 직급이 높고 말이 없는 상대여도 기에서 눌리지 않기 (내가 이 회사를 컨설팅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무조건 이 분야 전문가 되기(물어봤는데 모를 수도 있죠. 그래도 많이 아는 게 중요합니다.)
왜 사용해야 하는지, 이걸 쓰면 미래가 어떻게 달라질지 이미지화시키기
약간의 FOMO 현상 심어주기 (Fear of Missing Out. 즉,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확실한 레퍼런스 보여주기
데드라인은 명확하게 그리고 여유로운 마음가짐
이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브런치의 수많은 세일즈 고수님들, 이 글을 읽으신다면 공감하실까요? :)
사실 성과로 입증되는 직무라 스트레스도 상당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결과가 중요하지 않은 직무가 없겠죠.
아무튼 회사와 사랑에 빠져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누군가에게 세일즈 할 때 만이라도요.
"다른 회사는 가격도 더 저렴하고 기능도 더 많고. 이건 매니저님이 봐도 그렇지 않아요?"
논리적으로 방어해야 할 때에도 회사에 대한 애정이 있고 없고가 티가 나더라고요.
가끔은 스카우트 제의도 받았습니다. (갑자기?)
얼마나 일했냐, 산업을 옮겨볼 생각은 없냐 등. (가끔 혹하는 회사도 있었어요.)
제가 했던 방식이 꼭 옳은 건 아닐 겁니다. 그래도 위 방법으로 꽤나 매출을 많이 올렸어요.
사람마다 스탠스를 다르게 가져가야 하니 앞으로도 무수한 경우의 수를 만나겠죠.
그래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겠죠?
익명의 여러분들이 제 글을 꾸준히 구독할 수 있도록 열심히 세일즈 해보겠습니다. :)